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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시조) // 가을에 - 박재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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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2,537회 작성일 15-08-17 05:23

본문


가을에


가다간 밤송이 지는 소리가 한참을 남아
절로는 희뜩희뜩 눈이 가는 하늘은
그 물론 짧은 한낮을 좋이 청명(淸明)하더니라.

성묘(省墓) 공손하니 엎드린 머리에도
하늘은 드리운 채로 휘일(諱日)같이 서글프고
그리운 이를 부르기 겨워 이슬 맺히네.

세상이 있는 법은 가을 나무 같은 것
그 밑에 우리들은 과일이나 주워서
허전히 아아 넉넉히 어루만질 뿐이다.

추천1

댓글목록

무의(無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수양산조(垂楊散調)
 

궂은 일은 다 물살로 흘러지이다.
강가에서 빌어본 사람이면 이 좋은 봄날
휘드린 수양버들을 그냥 보아 버릴까.

아직도 손끝에는 때가 남아 부끄러운
봄날이 아픈, 내 마음 복판을 벋어
떨리는 가장자리를 볕살 속에 내놓아…

이길 수가 없다, 이길 수가 없다,
오로지 졸음에는 이길 수가 없다.
종일을 수양이 되어 강은 좋이 빛나네


................................


남해유수시(南海流水詩)



밤이면 밀려 오던 호수 소리도 귀에 멀어
한려수도(閑麗水道)는 하나 목숨발같이
잔잔한 결을 지어서 흐르고만 있고나.

난장진 피바다 속에 눈뜨고 목숨 지운 이
4백년 흐른 오늘도 목이 마른 하늘가에서
이승을 바라는 곳에 은하(銀河)로 보일 수도(水道)여.

동백(冬栢)을 피워 올리고 있는 섬둘레마다
미향(微香) 어린 것이 제여금 무리 일어
여기도 성좌(星座) 한자락 도란도란 거리고나.


.........................

강물에서

 

무거운 짐을 부리듯
강물에 마음을 풀다.
오늘, 안타까이
바란 것도 아닌데
가만히 아지랭이가 솟아
아뜩하여지는가.

물오른 풀잎처럼
새삼 느끼는 보람,
꿈 같은 그 세월을
아른아른 어찌 잊으랴,
하도한 햇살이 흘러
눈이 절로 감기는데......

그날을 돌아보는
마음은 너그럽다.
반짝이는 강물이사
주름살도 아닌 것은,
눈물이 아로새기는
내 눈부신 자욱이여!


...............................


내 사랑은


한빛 황토(黃土)재 바라
종일 그대 기다리다,
타는 내 얼굴
여울 아래 가라앉는,
가야금 저무는 가락,
그도 떨고 있고나.

몸으로, 사내장부가
몸으로 우는 밤은,
부연 들기름불이
지지지 지지지 앓고,
달빛도 사립을 빠진
시름 갈래 만(萬) 갈래.

여울 바닥에는
잠 안 자는 조약돌을
날 새면 하나 건져
햇볕에 비쳐 주리라.
가다간 볼에도 대어
눈물 적셔 주리라.

무의(無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울음이 타는 가을 江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 江을 보겄네.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물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가는
  소리 죽은 가을 강을 보겄네.

........................


가난의 골목에서는


골목골목이 바다를 향해 머리칼 같은 달빛을 빗어내고 있었다. 아니, 달이 바로 얼기빗이었었다. 흥부의 사립문을 통하여서 골목을 빠져서 꿈꾸는 숨결들이 바다로 간다. 그 정도로 알거라.

사람이 죽으면 물이 되고 안개가 되고 비가 되고 바다에나 가는 것이 아닌 것가. 우리의 골목 속의 사는 일 중에는 눈물 흘리는 일이 그야말로 많고도 옳은 일쯤 되리라. 그 눈물 흘리는 일을 저승같이 잊어버린 한밤중, 참말로 참말로 우리의 가난한 숨소리는 달이 하는 빗질에 빗겨져, 눈물 고인 한 바다의 반짝임이다.


,,,,,,,,,,,,,,,,,,,,,,,,,,,

병후에



봄이 오는도다.
풀어버린 머리로다.
달래나물처럼 헹구어지는
상긋한 뒷맛
이제 피는 좀 식어
제자리 제대로 돌 것이로다.

눈여겨볼 것이로다, 촉 트는 풀잎,
가려운 흙살이 터지면서
약간은 아픈 기도 있으면서
아, 그러면서 기쁘면서……
모든 살아 있는 것이
형뻘로 보이는 넉넉함이로다.

땅에는 목숨 뿌리를 박고
햇빛에 바람에
쉬다가 놀다가
하늘에는 솟으려는
가장 크면서 가장 작으면서

천지여!
어쩔 수 어쩔 수 없는
찬란한 몸짓이로다.


.........................

무제



대구 근교 과수원
가늘고 아득한 가지

사과빛 어리는 햇살 속
아침을 흔들고

기차는 몸살인 듯
시방 한창 열이 오른다.

애인이여
멀리 있는 애인이여
이런 때는
허리에 감기는 비단도 아파라.


....................


노산(魯山)에 와서



소시쩍 꾸중을 들은 날은
이 바다에 빠져드는 노산(魯山)*에 와서
갈매기 끼룩대는 소리와
물비늘 반짝이는 것
돛단배 눈부신 것에
혼을 던지고 있었거든요.

이제 나를 꾸짖는 이라곤 없이
심심하게 여기 와서
풀잎에 내리는 햇빛
소나무에 감도는 바람을
이승의 제일 값진 그림으로서
잘 보아 두고,

또 골이 진 목청으로 새가 울고
가다간 벌레들이 실개천을 긋는 소리를
이승의 더할 나위 없는 가락으로서
잘 들어 두는 것밖엔
나는 다른 볼 일은 없게 되었거든요.


.........................


죽세공(竹細工) 노래


                                                               
이 병신아 이 병신아
뭣하고 살았노
내 눈에 금(金)빛 열매 열리는
매미 운다.

햇빛과 바람을 친하였던
천갈래 만갈래의
댓살을 다스리어
먼 강물은 들판을 도는가,
청춘은 다 가고 빈 바구니를.

내 천치나 네 천치나
별 수 없는 캄캄한 숲을 헤쳐
매미가 손끝에 와선
내 울음을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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