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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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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33회 작성일 18-01-1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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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 가을 프로그램을 신청하여 다닌지 두 달째 되었습니다.

오늘은 나에게 힐링이 되는 감사 편지를 쓰는 시간입니다. 편지 받을 사람이 누구인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항상 함께 있는 당신에게 보내는 것도 내가 해야 할 일로 보여집니다. 글자를 쓰고 보니 당신이라고 썼네요. 당신이라고 불러 달라던 호칭을 처음으로 써보는 것 같군요. 그동안 00엄마라고 불렀지요. 그러한 세월이 36년이나 흘렀네요.

언젠가 읽은 아내에게라는 글이 생각납니다.

무릎나온 바지를 입고 청소하는 아즘마를 피해 탈출하여 새벽 1사까지 술을 먹고 집에 돌아오니 아내는 아퍼 방바닥에 누워있었지요. 상태가 심상찮아 병원 응급실에 갔으나 아내는 병원 진단비가 아깝다며 병원을 나왔지요. 추석 때 친정에 간다고 남편을 속이고 혼자 병원을 찾으니 암 말기로 남은 인생은 3개월이었답니다. 이 사실도 숨긴 채 남편에게 지금까지 먹지고, 입지도 않고 벌어 놓은 적금 통장을 찾아주고, 남편 모르게 가입한 생명보험 증서를 내놓으며 죽어가는 아내를 보고 남편이 엉엉 울었다고 하는 이야기지요.”

 

  나는 당신에게 어떤 남편인가를 생각해 봅니다.

이른 나이에 결혼하여 오목례의 허름한 기와집에 살며, 설날에 부모님 집에서 이틀 후에 와보니 연탄 보일러, 자가 수도, 하수도 모두 얼어버려 고생했던일, 큰집에 살아보갰다고 이사할 때마다 방 한 칸만 쓰고 그 모두 세주었던 일, 그 힘들 때에도 나는 직장에 다닌다고 집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못했지요. 내복 한번 제대로 사입지 못하고 지금까지 살아온 당신입니다.

이제는 아들, 딸 모두 출가하고 우리 둘 오붓하게 사는가 했는데 손주보는 일이 세 번째이군요. 고생하고 있는 당신을 보면서도 고생한다. 이제는 쉬세요. 이제는 당신 옷도 사입으세요.”라는 말을 지금도 못하고 있는 나를 봅니다.

  결혼 즉시 왜 당신에게 집안 살림 광 열쇠를 주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친구들 중에는 생활비를 남편에게 타서 쓰는 사람도 있다지요? 그 친구들은 몇 백만원짜리 명품 가방 옷도 산다지요? 살림하는 당신은 몇 만원하는 옷도 신발도 못 사는 것을 보면 불쌍하기도 하였답니다.

 

  지난 일요일업니다. “친구 병원갑니다.”라는 스마트폰 문자를 회의 때문에 늦게 보았지요. 집에 와서 TV를 보다가 시계를 보니 저녁 8시가 넘었습니다. 밥을 찾으니 없더군요. 점심에는 빵을 먹었으니 라면을 또 끓이기에는 망서려 지더라고요. 결혼 후 밥 한번 한적 없으니 당신에게 전화헸지요. “지금 어디야? 안산이예요. 금방 올 수 있어요? 나가서 순대국이나 사 잡수세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가끔 가던 순대국집에 가보니 문이 닫혀 있었어요. 길 건너 해장국집에 사람들이 보여 문을 열고 혼자 들어가니 반기지도 않더군요. 조리실 앞에까지 가서 해장국 한 개만 주세요.”했지요. 혼자 먹는 밥은 맛도 없데요. 당신이 만들어 주던 묵은지 해장국이 훨씬 맛 있다는 것을 다시 강조합니다.

당신이 없으니까 저녁 한 끼도 해결하기 힘드네요.

 

  그 동안 당신의 역할 충분히 했습니다. 결혼 후에 며느리, 아내, 엄마, 이제는 할머니로서 많은 일을 하였습니다. 우리집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에 있다는 데에 이의를 하지 않겠습니다. 이제부터는 본인을 위하여 쓰십시오. 내가 앞장서지 못하더라도 본인에게 투자하세요.

내일 아침 따뜻한 햇살은 우리 아파트 우리집 창문에도 찾아 오겠지요.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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