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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소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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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지명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42회 작성일 18-02-14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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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소묘           

                                     김지명      

 

  거제도에 간다. 옛날에는 배를 타고 섬으로 오갔지만, 요즘은 기술이 좋아 바다에 높고 길게 교량을 만들어 주민들의 불편함이 사라졌다. 거가대교를 이용하여 한순간 도착하여 명소로 알려진 곳을 찾아다니며 해안 경관에 취하여 마지막 목적지로 간다. 삼복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약속 장소인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 보이지 펜션 행사장에 도착했다. 행사에 참여하려고 많은 문학인이 대거 참여하여 기다리고 있다. 거리에 상관하지 않고 여러 곳에서 먼저 찾아온 문우들이 반겨준다. 행사 시간에 맞춰 모두 보이지 펜션 공연장으로 속속 찾아들었다.

  약속 시각이 다가오자 행사를 순조롭게 진행한다. 수필 강의로 너무나도 유명한 강사는 이론과 체험담을 아주 특별한 방법으로 언성 높여 열변을 토한다. 삶의 경험담을 토대로 한 생각을 마음껏 펼쳐놓으라며 상상 수필을 강조하면서 연단에 선 강사는 청취자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강연은 점점 무르익어간다. 자연은 창밖에서 시선을 끌어보지만, 그보다 더 흥미로운 열강에 깊이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경수필과 중수필에 대한 다양한 상식을 귀가 솔깃하게 들려준다. 두 시간에 걸쳐 열정적으로 열변을 토했다. 내가 느끼는 시간은 이삼십 분 정도였다.

  강의가 첫 번째 연출로 끝나자 잠시 휴식하고 곧이어 노래 시간으로 이어졌다. 술은 차게 하여 마시되 반드시 안주가 있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노래도 춤이 있어야 흥겨움에 취할 수 있으므로 내가 춤사위로 분위기를 바꾸었다. 먼저 엉거주춤 이란 어설픈 춤을 선을 보였다. 어설픈 춤으로 분위기를 돋우고 있을 때 발놀림이 엇갈리는 순간 관객들 앞에서 넘어지는 모습을 춤처럼 선보였다. 멋진 춤도 많은데 엉거주춤 보다 못한 구부러지는 춤으로 시선을 끌었다. 넘어지면서도 고가의 카메라가 부서질까 걱정되어 팔은 몸을 보호하지 않고 사진기만 높이 들었다. 옆으로 넘어질 때 육십오 킬로그램의 육중한 무게에 뼈는 부러지지 않고 무릎에 인대만 늘어났다.

  문우들 앞에서 통증을 호소하지 못하여 인내심을 발휘한다고 통증을 참았다. 다양한 춤으로 웃음을 자아내게 하려고 감춰오던 동작을 모두 털어놓았다. 개다리춤과 매력적인 춤, 게다가 곱사춤사위까지 여러 가지로 문우들에게 웃음거리를 제공했다. 침묵을 지키고 노래에 귀 기울이며 리듬에 맞춰 발로 까닥거리던 문우들은 얄궂은 춤에 웃음을 억지로 참고 있었다. 그때 순박한 여성 문우가 웃음을 터뜨렸다. 모두가 기다렸다는 듯 깔깔거리고 손뼉 치며 분위기 살린다. 한참을 웃더니 뱃가죽이 당겨 아프다며 배를 움켜쥐는 문우도 있다. 게다가 한 문우는 눈가에 주름을 하나 더 늘어났다고 구시렁거린다. 교수는 제자가 가져온 양주로 테이블에 둘러앉은 지인들에게 잔을 채우면서 분위기를 돋운다.

  춤꾼들은 점점 늘어난다. 성격이 급한 여성 문우들은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래하는 가수 곁으로 모여든다. 젊은 가수들의 춤을 흉내 내면서 이색적인 춤으로 주변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노래만으로 이어질 때는 긴장하여 음성이 무겁더니 춤꾼들이 흔들어 젖히며 흥을 돋우자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기왕에 집을 나왔으니 흥겨움에 취하자며 몸을 아끼지 않고 자기만의 춤에 취한다. 이 자리는 문학을 논하지 않으므로 수필을 잘 모르는 나도 흥에 취한다.

  조금이라도 끼가 있는 문우들은 연회장에서 마음껏 흔들어 젖힌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모두가 흥겨움에 만취가 된다. 김해에서 찾아오고 경주, 양산과 기장에서도 왔는가 하면 울산 문우들도 모임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거리를 떠나 모두가 한 가족이라 언제나 함께하는 문우들이다. 부산 근교에 흩어진 문우들이지만, 분기별로 한 권의 책에 진솔한 마음을 지면에 담는다. 자신의 진솔함을 소상히 털어놓는 대단히 참신한 문우들이다.

  꾀꼬리같이 청아한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거제도의 밤하늘에 울려 퍼진다. 춤에 도취하였다가 낭랑한 음성에 놀라 멍하게 바라보았다. 키가 작으면서도 순한 모습은 노래에서도 나타난다. 어디서 이토록 아름다운 소리가 들려오는지 혼신을 잃고 바라보았다. 도원이라는 이름은 국내 가수 중에 상위 그룹에 있다는 소문을 이제야 깨달았다. 노래 시작에서 끝까지 가수의 얼굴은 보름달처럼 환하고 눈가에 미소는 환호의 박수가 끝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웃고 즐기느라고 잠자는 시간이 줄어든다. 거제도의 밤은 깊어만 가는데 모두 잠자리로 들으라고 해도 삼삼오오 짝을 지어 밤바다를 즐긴다. 어떤 문우들은 자갈밭에서 파도 소리 밟으며 하늘에 별자리를 찾는다. 공해 없는 섬에서 맑은 하늘은 작은 별자리까지 섬세하게 보인다. 흔하게 보이는 북극성과 북두칠성의 생김새를 쳐다보느라 목이 아픈 줄도 모른다. 깊은 밤에도 산속 어디선가 들려오는 부엉이의 울음소리가 적막을 깨뜨린다.

문우들은 각자 정해진 침실로 들어간다. 이차를 주장하는 문우가 방으로 불러모은다. 살아온 연대가 비슷한 일곱 명의 문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동료가 부르는 방으로 미소를 앞세워 들렀다. 서로는 술잔을 나누면서 즐거운 대화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다 다른 직업으로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하고 어려웠던 순간의 체험담을 이야기한다. 대화의 부드러운 분위기는 자연이 만들어준다. 열려있는 창문으로 연이어 들려오는 파도 소리는 배경음악으로 깔려 문우들의 귀를 매료시킨다.

대다수가 정년 퇴임 후 취미 생활에서 만난 문우들이다. 파도는 다양한 리듬을 연출하면서 연인들을 유인한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함께할 여인이 없는 남자들은 방에 둘러앉아 술병만 기울인다. 성격이 급한 문우도 나이가 들더니 이해심이 늘어나는지 남의 말을 먼저 듣는다. 대화하는 중간에 끼어들어 소란을 피워도 부딪침 없이 순조롭게 대화를 이어간다. 대화의 주제를 자주 바꾸어가면서 시간을 녹이는 동안 주량은 한도에 이르렀다. 거제도 해변의 밤은 조용히 깊어만 간다. 각 지역에서 몰려든 문우들과 한 자리에서 즐거움을 함께하여 한없이 즐겁다.

  거제 보이지 펜션에서 문우들과 만남이 즐거웠고 강한 단결심에 좋은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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