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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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해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67회 작성일 18-08-12 07:00본문
하루전부터 밑반찬을 만들고있다.
들깻잎 순 을 따서 팬에 볶고
감자를 깍뚜기처럼 썰어 맑은물에삶아 양념을한뒤 간장에조리고
오이지를썰어 물기를짜내 들기름에무치고
지난가을 김장김치에 참치통조림넣어 찌게를 끓이고
새참에 먹으라며 옥수수 쪄주고
풋고추따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당일 아침에 사흘치 밥을지어 밥통에넣으면서
끼니 거르지말고 때맞춰 꼭 먹으라 하는
2박3일 여행 다녀오겠노라며 바쁜 아내에 뒷모습을 본다
그깟 사흘이 걱정이되어 이렇게까지 챙겨주는것이
내가 그동안 얼마나 아내에게 짐이되었었나하는 마음한켠에
이틀밤을 친구놈불러내어 술먹을생각만했던내가 부끄럽다
밥통을 열어본다
밥이 하나 가득하다
이 밥을 사흘안에 다 먹어야한다
냉장고안에 반찬담은그릇이 여남은개가 넘는다
이것도 어느정도까진 비워야할게고
찌게솥은 때마다 데워 한여름더위에 상하지않게해야한다
밥해놓고 반찬만들어 놔둔게
내가 끼니거를까봐 그런것보담
이 인간이 당신없는동안에 개 싸다니듯할까봐서
고도의 감시수단을 만들어놓은것만같다.
당신 여행다녀올시간 그동안에는
한끼도 거르지않고 먹어야만
당신없는동안 아내에게 감사하며
내가 정직하게 살아간다는것이 증명될터이니
이일을 어쩌면 좋으냐말이다.
그렇다고 달리 무슨 계획이있는것도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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