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로드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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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503회 작성일 21-05-26 09:13본문
오월의 로드킬 / 이 종원
혼잡을 피해 들어선 우회 등산로에
꽃비가 내린다
낯익은 향기가 성큼성큼 뛰어와
유리창에 부딪히고 달아난다
여기서 이팝, 저기서 조팝
지저귀는 새는 둥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오르는 연습 중인데
꽃 비탈로 굴러 들어간 나의 바퀴는
아카시아 늪에 빠져버렸으며
시속 5킬로미터 속도에도
헤드램프로 몰려오는 꽃 나방과 조우에
오월은 심히 흔들리는 중이다
도로 중앙에서 가까운 곳으로부터 날개를 접고
떼 지어 달려드는 무리에 바퀴도 숨을 죽인다
유리창에 달라붙은 먼지와 얼룩은
지우고 닦아내겠지만
소록소록 쌓이는 아카시아 향기는
벗겨내고 싶지 않다
시간을 놓치고 죽어가는 향기를 끌어안고
바닥에 길게 누운 내 그림자도
아카시아에 밟히고 있다
댓글목록
오영록님의 댓글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아카시아 향기에 로드킬 당하는 나//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형님의 시향은 너무 진해서 제가 늘 로드킬 당하고 있습니다. ㅎ
그래도 그 향 덕분에 조금씩 시의 맛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부회장님!!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날이 갈수록 성숙해지는 시인님의 언어에 매료되고 있습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건강한 일상 보내십시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랫만에 인사드리게 됩니다. 이시인님!!! 그동안 제가 창방과 동인방에 경작을 하지 못해서
시의 교통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시인님의 시에서 은은한 향기와 따듯한 온기를 읽음으로
늘 시에 대한 열정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감사드리며 바쁘신 와중에서도 좋은 시의 꽃을 더 많이 피워주시기를
바랍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다운 킬입니다
향기 그윽한 오월도 오늘로 끝이라니,
그 킬 멋져요.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다운 향기도 길을 떠나 이제는 모두 사라져 흔적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그 뒤를 밤꽃이 대신하겠지만 떠나보낸 아카시아 꽃잎은 내년 이맘때야 살려내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을 새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