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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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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39회 작성일 24-01-2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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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목

                                   /장승규



누군가 살다간 자리는 얼마가 지나야 비어지나 

그 빈 자리에

다시 누군가를 심을 수는 있을까 


앞뜰에 

옮겨 심은 지 35년째, 나무고사리 한 그루

어느 해부터 머리숱이 자주 많이 빠지더니

올해는 아예 새 순이 나지 않는다


그 옆에는 아무도 없다

친구도 

자식도

철없이 늘 푸른 소철 한 그루와

밤에만 눈 뜨는 당달 외등뿐


내가 옮겨 심었으니

나만 바라보며 살았나 보다

그 긴 세월을


네가 가더라도, 나는

앞뜰에서

네 그림자 한 뼘 베어내지 못할 것 같다



(남아공 서재에서  2024.01.18)

추천0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남아공엔 나무고사리가 진짜 나무이다.
높이는 2미터에서 5미터까지
둘레는 30센티에서 80센티 정도까지 자란다

몇 년을 살다가는 지는
알지 못하고

김용두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무의 생이 참 쓸쓸하고 서럽군요.
문뜩 이 추운 겨울에 난방도 안되는 곳에서
궁핍하게 살아가는 독거 노인분들이 떠오르네요.
그들도 심겨진 나무처럼.....
잘 감상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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