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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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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마음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1건 조회 1,819회 작성일 15-12-24 08:43

본문

오지비경 여행을 하던 때, 강원도 도수암골 계곡을 다녀오다가
마무리 점심을 하던 중에, 일행이었던 한 분이 김 사인 시인님의
시를 읽어주셨지요.


조용한 일

김사인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도수암골 계곡에 들어 쉬고 있을 때 신기한 일이 있었습니다.
나방 한 마리 풀풀 제 주위를 맴돌더니 제 팔에 살며시 앉았습니다.



제 팔에 앉아 제법 머물기에 사진에 담았더니 나풀 날아올라 제 목 뒤에 앉네요.
신기한 일이다 생각하고 말았었는데, 그 분의 시낭송을 듣는데 불현듯 그 나방이 생각나지 않겠어요.

그래서 김 사인님의 시를 빌어 모작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조용한 일

사람들이 둘러앉아 어수선한 자리
눈 어두운 나방 하나 살며시 내 팔에 앉았다

그냥 가만 있어줄 수 밖에 없는 내 팔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행복하다
실은 이런 것이 행복한 일이다

***

여행을 많이 하면서 느낀 점은, 멋진 경치를 보는 것도 오래 기억에 남지만
사소한 것들, 가령 단풍철에 주목 받지 못하는 그저 그런 빛바랜 잎들...
작은 생명들의 움직임, 물 소리, 새 소리 등등도 더욱 그 여행을 기억에 오래
남게 하는 요소들이란 것을 알게되었지요.

그저 평범하기 그지 없는 일들이 가장 소중한 것임을 다시 한번 되새겨 봅니다.

추천0

댓글목록

산그리고江님의 댓글

profile_image 산그리고江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말없이 통 하는 교감
자연속에 사는곤충들은 해치지 않는것을 느끼겠지요
메리 크리스 마스입니다😦
뒤에것 삭제가 안되네요 #ㅎ

해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해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음자리님!

떠어진 빛바랜
낙옆 하나
한편의 고운 시

팔에 앉은
나방 한마리
시 한편이 되어

잊을수 없는
추억의 그리움.
여원히 행복하소서.

많은 생각의 시간입니다.
즐거운 성탄절 되세요.

마음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마음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군가의 발상 위에 얹은 생각이라
부끄러운 일이지만, 인연의 즐거움이 앞서
시인의 창작에 오점을 남기지는 않았을까 염려되는 마음입니다.

보리산(菩提山)님의 댓글

profile_image 보리산(菩提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사소하고 일반적인 것에서
특수하고 아름다운것을 찾아내 그림으로 나타내는 것이 나의 바램이었으나
나는 아직 그런일을 해내지 못하였습니다.

마음자리님 께서는  사소한 일을  재미있게 작품화 한것 박수 또 박수 보냅니다.

마음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마음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보리산님, 이미 보리산님의 글과 사진에서 그런 점을 충분히 느끼고 있습니다.
겸손과 칭찬에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마음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마음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소한 것들에서 소중한 의미를 찾아내고 싶었지요.
그렇지만 다연님처럼 생활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분들을 뵈면
그저 하~ 감탄을 내지를 뿐이지요.
새해는 이루고자 하시는 일들 모두 성취하시길 소망합니다.

물가에아이님의 댓글

profile_image 물가에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주 오셔서 반갑다고만 해 놓고 인사가 늦어 미안합니다 마음자리님
물가에 덕유산 눈바람 맞고 왔습니다
일몰 일출 그리고 상고대 담아왔습니다
사진 정리 되는대로 보여드릴께요~!
물가에도 이제 출사 욕심 줄이고 생활속에 정서를 담아 볼까 생각이 들게 하시네요~!ㅎ
보내는 해 마무리 잘 하시고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시길 빕니다

마음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마음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위에서 덕유산 정상의 새벽 사진을 보았지요.
오르는 일도 힘들텐데, 정상에서 맞는 새벽 찬 바람과 찬 기운은
또 어떻했을까 싶으니, 덕분에 사진 보는 일은 행복하지만
걱정스러운 마음이 더 앞섭니다.
다녀오시고 별 탈은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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