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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주옥같은시어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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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578회 작성일 17-11-11 17:45

본문


주옥같은시어모음

김 용 호
yong ho kim 엮음

우리가 시를 읽는 것은
바로 인류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인류는
온통 열망에 휩싸여 있다
의학 법률 금용 이런 건 모두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그렇다면 시 낭만 사랑
아름다움은
왜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걸까 ?
그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이기 때문이다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 진실의 골격은 사실 허위인지 모른다.
나의 목숨건 사랑도 사실은 허위인지 모른다.
물을 찾아서 16/김윤희

* 한 항아리의 익은 술 한 권의 노래 책만 있다면
그 위에 먹고 살 빵만 있다면 그대와 함께 비록
흙담집에 산다 해도 마음은 왕의 영화보다 더욱 즐거우리라
오마르 카이얌 / 루바이야트

* 못 박힌 사람은 못 박힌 사람에게로 갈 수가 없다.
시계 풀의 편지4/김승희

* 나도 열리고 싶다. 사랑의 아름다운 세상 들기 위하여
나의 방을 여는 것처럼 나를 열 열쇠는 어디에 있나
열쇄를 찾아가지 않는 이유/백미혜

* 있어서는 안될 절망도 잃어서는 안될 희망도 어느 순간의
경계선이지 영원은 아니다.
삶 / 김용호

* 피어서는 안될 꽃이 피는 것은 눈물이요. 그대 의해
피워지는 꽃이라면 갈증이오.
사랑굿 19/김초혜

* 희망의 가장 은밀한 가시 뼈에 찔려 한 사나흘 피 흘리고 나면
달에겐 듯 별에겐 듯 조용한 기별이 오고
종생부/김명리

* 별에서 보면 사람도 빛날 것인데 사랑하면 별이 될 것인데
어딘가에 그윽이 그윽이 숨어 있을 새벽 별 같이 빛나는
사랑 죽어도 좋을 사랑 하나 있겠지요.
겨울노래/신달자

* 감사하고 있습니다. 살아 온 날 살아 갈 날 넘치는 은혜의 바다.
사랑하고 있습니다. 가는 세월 오는 세월 기도하며 드세 운 밤
겨울 나무/이해인

* 사랑아 불타고 불타 버린 후에는 무엇이 되느냐
소금/유안진

* 나날이 나는 죽어도 그대는 백 번이고 태어나라
사랑굿147/김초혜

* 차라리 내가 반쯤 죽어야 그대를 보는가 차라리
내가 온 채로 죽어야 그대를 보는가
꿈 / 유안진

* 기대와 아쉬움이 어우러진 기쁨도 슬픔도 어느 순간의
경계선이지 영원은 아니다.
삶 / 김용호

* 우리가 눈물 흘리는 동안만이라도 주는 우리를 용서하소서
이 시대의 아벨 / 고정희

* 사람아 너는 알지 서먹해진 제 영혼과 만나려고 기름 채워 등 닦는
마음을 알지 죽는 일처럼 삶이 말을 마치는 시간
모일2 / 김남조

* 제 25가 아무리 이세상의 이치를 안들 죽어서 저 세상의
수수께끼를 풀리요 살아서 이내 몸을 모르는 우리
몸 떠난 내일에 무엇을 알 수 있을까
루바이아트 / 카이얌

* 인생이란 확고함 없이 먼지처럼 여기저기 날린다
바람 따라 흩어지고 굴러다니니 영원의 존재가 아님을 알겠다.
잡시 / 도연명

* 당신의 숲 속에서 나는 도토리 만한 기쁨을 주우며 마음도 영글어 가는
한 마리 신나는 다람쥐
당신의 숲 속에서 / 이해인

* 어디까지 방황하며 멀리 갈 셈인가? 보아라 좋은 것은 여기 가까이 있다.
행복을 찾는 법을 배워라 행복은 늘 당신 곁에 있다.
경고 전문 / 괴테

* 큰 소리로 말씀치 않으셔도 가까이 들려 옵니다.
빛나는 새아침을 맞기 위하여 밤은 오래도록 어두어야 한다고,
아직도 잠시 빛이 있을 동안에 나는
끔찍이 이 세월을 아껴 써야 한다고
큰소리로 말씀치 않으셔도/이해인

* 우스개 삼아 엄마를 업었으나 그 너무 가벼움에 눈물겨워
세 발짝도 못 걸었네
우수개 삼아 전문 / 이시카와 다꾸보꾸

* 산다는 것은 어느 순간의 경계선이지 영원은 아니다.
삶 / 김용호


* 결국 안식은 흙 속에 있는 것을 모든 서운한 것들일랑 낱낱이
사랑하고 돌아가야지 이 몸서리쳐지는 외로움도 사랑해야지
낙엽 / 추영수

* 소년은 늙기 쉽고 배움은 어려우니 잠깐의 시간도 가볍게 알지 말아라
연못가의 봄 풀처럼 부푼 꿈 깨기 전에 섬돌 앞 오동잎은 가을
소리를 내도다
우성 / 주희

* 그대여 진정 맹물 맛을 아시거든
사랑은 깊을수록 슬퍼지는 병인 줄 아시거든
실어증 / 유안진

* 몇 만리 땅보다 더 캄캄한 당신의 정신의 정신 안에 닿아
적의의 차 / 강계순

* 손가락을 깨물어 피를 낼 지라도 내 심중의 한마디 전했어야 했다.
노을 / 신달자

* 내 유정한 시절 다 가는 밤에 억만 줄기의 비가 내린다.
비 / 김남조

* 당신이 제 맘대로 부는 산들바람처럼 내 마음을 흔들면
나는 갈대처럼 흔들리겠습니다
우정을 위하여 / 김용호

* 나 이제 너를 사랑하고 싶은데 이별이란 두 글자
쓸쓸한 아픔으로 남아 부질없는 자존심 사랑을 잃었구나
너를 사랑하고 싶은데 / 오세철

* 고통을 분담 할 수 있는 생의 동업자로 생각하고 한정되어 흐르는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 그런 곳에서 한동안만이라도 머물고 싶다
한동안만이라도 / 김용호

* 지금도 그와 만든 소중한 섬 하나가 어느 바다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새들의 낙원이 되어 있겠지
섬 / 오세철

* 흐르는 물도 먼지 이끼로 오염되는데 인간이야 오죽하랴
복잡한 세상살이 이제 좋은 빛깔 다 바래지고 남은 건 근심걱정
서러워도 / 오세철

* 어디 엔가 있을 나의 한쪽을 위해 헤매 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져 었다면 이제 그를 만나고 싶다
홀로서기 1 / 서정윤

* 그후로 영근 아픔마다 별이 된 것을 아픈 상처마다 반짝이는
별이 된 것을 네 눈빛과 설레임이 푸른 별이 된 것을
별4 / 김소엽

* 길은 어디에도 있고 그러나 어느 곳에도 이르지 않는다.
길 / 강은교

* 사람아 이제야 거렁뱅이 영혼을 포식케 하는
그대 사랑의 단비 내린다.
단비 / 신달자

* 삶이란 어자피 기대와 아쉬움과 기쁨과 슬픔과 절망과 희망이란
징검다리를 건너가야 하는 것이다.
삶 / 김용호

* 한 생애 걷는 것밖에는 믿을 것이 없었던 고독한 피의 내림
그것은 잠 들 수 없는 자의 눈물 이였다.
보이지 않는 제 얼굴을 찾아 들쥐처럼 헤매던 광야의 밤
캄캄한 젊음의 갱도는 늘 비어 있었고
단명의 겨울5 / 홍윤숙

* 내 마음은 한 폭의 기보이는 이 없이
시공에 없는 것 모양 걸려 왔더니라
정념의 기 / 김남조

* 아직도 사랑이라고 말 할 수 없어요
좀더 험난하게 좀더 높은 곳으로
우리가 도달 할 때까지 외롭게 걸어가는 마음이여
큰 물살로 흐를 때까지 / 김윤희

* 저마다 다른 곳의 바람에 살갗이 터 숨쉬는 우리
원무 / 황인숙

* 당신은 내 영혼에 열린 내 눈이 바라보는 최초의 새벽
사랑합니다 / 김남조

* 그대가 진정 날 사랑해야 한다면 다만 사랑을 위해서만 사랑해 줘요.
그녀의 얼굴의 웃음과 부드러운 말씨와 나와 같은 생각을 가졌다는
것만으로 날 사랑한다고는 제발 말하지 말아요.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 / e브라우닝

* 네 그림자를 밟는 거리쯤에서 오래 너를 바라보고 싶다.
꽃/신달자

* 살아감은 가장 슬픈 전설 사랑은 더욱 외로운 수수께끼
사랑 할 때에는 / 이정란

* 너도 나처럼 너의 마음의 상자가 비었을 때는 상상의 공간
어디쯤 에 날고 있을 사살의 새를 기다리겠지?
만날 수 없기에 / 김용호

* 가장 진실 된 나무 하나 자라고 있는 섬에 나는 돌아와 있다.
섬 / 신달자

* 웃으며 참으면 꽃이 된단다. 웃으며 부서지면 꽃이 된단다.
해당화 / 추영수

* 사랑으로 하여 못 견딜 두려움으로 스스로 쥐어뜯지 않게 하소서
사랑 / 안도현

* 조바심도 말며 이쪽에 있어야 저쪽이 보이듯 멀어 있으면
종내 못 잊는 우리가 되자.
사랑굿 36 / 김초혜

* 형극의 모래 먼지 눈멀게 할지라도 추운 몸 뜨겁게 달구어 화안
웃음 담고 그렇게 옵니다.
사랑은 장난이 아니기 위하여 / 김영재

* 지금 내 마음은 불입니다. 불이어서 타는 두려움을 모릅니다.
잡지 못하는 이 불길이 두렵습니다.
불길/김용택

*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
홀로 서기1 / 서정윤

* 빈방을 지키는 자물쇠의 아픔으로 만나자
이제 우리는 / 구순희

* 하나만 사랑하고 모두 버리셔요.
편지 / 문정희

* 저마다 가슴 안에 감추어 둔 뜨거운 속말을 스스로 녹은
인어를 흘리며 사람들은 깊은 잠들었다.
눈 오지 않는 나라 / 노향림

* 나는 오늘 너에게 사랑을 무 통장으로 입금 시켰다.
온라인으로 전산 처리되는 나의 사랑은 몇 자리 숫자로
너의 통장에 찍힐 것이다.
온라인 / 이복희

* 저마다 다른 곳을 향하여 머리를 두고 누워 있는 우리
원무 / 황인숙

* 멀어서 나를 꽃이 되게 하는 이여
향기로 나는 다가 갈 뿐입니다.
멀어서 나를 별이 되게 하는 이여
눈물 괸 눈짓으로 반짝 일뿐입니다.
멀리 있기에 / 유안진

* 만날 수 없기에 그리움이란 공간을 나는 사랑의 새를 이 기말
동안만은 자유를 주는 우리가 되자
만날 수 없기에 / 김용호

* 물보다 더 부드러운 향기로 그만 스미고 싶다.
비의 사랑 / 문정희

* 바람이 분다 메뚜기 방아깨비 얼려 노니는 들녘 저녁 노을 화려한데
흰머리 흔들어 저 멀리 사라져 간 기억도 없는 바람이 있었어라.
가을바람 / 오세철

*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 양푼의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며
삽살개는 달을 지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소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 노천명

* 오직 한 여인 앞에 산처럼 남고 싶다.
눈물 연가 / 나혁채

* 살아가는 과정이 단 한 장뿐인 답안지를 채워야 하는
시험의 과정임을 알게 하소서
가을의 기도 / 선미숙

* 차라리 천년 뒤 이 가을 밤 나와 함께 빗소리는
얼마나 긴가 재보고 싶다.
파초 / 이육사

* 목숨걸면 무엇이나 아름답듯이 목숨 받친 네 사랑 앞에서
무슨 논리인들 살아 남으랴
서울사랑 / 고정희

* 웬일인지 모르지만 한적한 뜰을 보면 나는 들어가 서성이고 싶어라
도둑일기 / 황인숙

* 그대 마음 안자락에 내 사랑 한 갈피 심어 놓고 새 아침 열리는
나팔을 불어요.
나팔꽃 / 추영수

* 뼈 속을 지르는 겨울 바람 타고 깊은 어둠을 헤치며
얼음보다 차가운 겨울비가 내린다
겨울 비 / 허종일

* 그대가 어디서 뭘 하든 그대의 잘못을 떠맡고
나의 짜임새 있는 삶으로 그대에게 관용을 베풀고 그대의
육체적인 노고와 정신적인 노고를 떠맡을 수 있는 마음으로
실행 할 수 있는 말들을 편지로 쓰고 싶습니다.
편지 / 김용호

* 언어는 꽃잎에 닿자 한 마리 나비가 된다.
언어는 소리와 뜻이 찢긴 깃발처럼 펄럭이다 쓰러진다.
꽃과 언어 / 문덕수

* 갈꽃 향기 선율로 피어 있다가 보내지 않아도 또 그렇게
따라 간다. 들풀로 풀꽃으로
가을 / 허종일

* 너 흘러 세상의 꼭대기에 닿거든 구만리 폭포수로 희게 돌아오거라
사랑을 위한 향두가 / 고정희

* 지금 떠나야 지체 말고 떠나야 우리는 만난다.
만나서 또 하나의 출발을 한다.
또 하나의 출발 / 신동춘

*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자연의 하나처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 도종환

*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 손을 훔뿍 적셔도 좋으련
청포도 / 이육사

* 우리의 타관은 아직 빛나는 햇살 속에 있다.
모든 것이 그렇게 약속 없이
가고 또 오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지나가는 타관의 거리였다.
타관의 햇살 / 홍윤숙

* 호수에 안개 끼어 자욱한 밤에 말없이 재 넘는 초승달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님께서 부르시면......
임께서 부르시면 / 신석정

* 그대 한 생애를 두고 몸 씻으면 씻겨질까, 씻겨지지 않을
그것들이 다순 가슴 맞이할 수 없는 그것들이......
가을 사람에게 / 이성부

* 나는 무작정 사랑 할 것이다. 죽어 버리고 싶을 때가 있을지라도
사랑이란 말의 위대함과 사랑이란 말의 처절함을 속속들이
깨닫지 못했기에 나는 한사코 생을 사랑 할 것이다.
사랑의 탐구 / 이승화

* 오늘도 한 권의 책으로 마음을 달래며 단 한마디의 양식을
줍기 위해 책을 펼친다.
서점에서 / 선미숙

* 희망의 산파는 절망이다. 잃어버린 것을 다시 찾기 위하여
우리 한번 더 기다림 속에 파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바 / 김승희

* 참으로 좋은 가을이다 고즈넉한 이 가을 향기를 이고 살고 싶다.
이 가을에 / 김영아

* 살 깊이 출렁이는 파도 아래 푸르게 흐르는 눈물
혼자 죽고 혼자 죽은 몇 번의 죽음도 얼지 않았다.
겨울 노래 / 신달자

* 공사장에서 별이 별 사람들이 그날 분의 아저씨의
근력을 활용하기 위해 낙서 같은 명령들을 해 대지만
그게 아저씨의 삶 전부가 아님을
기억하며 불평 불만 없이 그 명령을 이행한답니다.
공사장 나가는 아저씨 / 김용호

* 나는 노래를 들으려고 이곳을 찾는 것이다.
노래가 끝나고 잔이 비면 다시 마주 앉는 고독
겨울 나그네 / 황금찬

* 오늘의 사랑은 대체로 흐림 소나기 한차례 천둥 번개 예상됨
특히 실연의 지역엔 집중 호우 예상 곳곳에 우박 내리겠음
우리의 일기 예보 / 천양희

* 하루에 이틀씩 불면에 놓여 꿈 없이 가는 세월 나는
침대 위에 놓여 언제이고 돌아 올 절망을 안게 됩니다.
불면증 / 김성우

* 또 깎입니다. 짧아지는 내 키만큼 오그라드는 명줄 뼈 속 깊은
곳에선 머 언 숲 속의 푸르던 전설이 꿈틀거립니다.
연필 / 최영희

* 너만 이라든지 우리들 만이라든지 이것은 비밀 일세라든지
같은 말들은 하지 않기로 하세
공존의 이유 / 조병화

* 어둠의 그늘 아래 서면 나라는 존재는 어둠 속에 묻혀 버리고 만다.
이 밤의 거리의 가로등처럼 뚜럿한 색깔도 없이 말이다.
그늘 / 송명현

* 수줍은 몸짓으로 작은 기다림으로 오늘을 기다렸습니다.
봄에 쓰는 편지 / 이영미

* 어떤 한 사람을 만나도 이젠 웃을 수 있습니다. 차갑기만 했던
그대의 마음을
잊는다는 것도 그대의 행복을 위한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너를 그리워했던 날을 생각하며 / 박선애

* 나는 안다. 내 문 앞에 그가 늘 기대어 있는 것을
로망스 / 황인숙

* 스쳐 가는 바람 속에 잊는 것을 할 수 있대도 내가 소생 할 데는
잃어진 당신이다.
눈 / 김초혜

* 활짝 피기도 전에 꺾어진 한 송이 장미가 길바닥에 팽개쳐 있는데
장미꽃 / 안문주

* 흐름에서 잠시 벗어나 보면 우리는 영원토록 하나가 될 수 있으리라.
고백 / 최철식

* 바람 앞에 서서 표독스럽게 상처를 맡기고 싶다.
벚꽃 / 이희관

* 이미 건너간 사람은 건너지 못한 이의 슬픔쯤 이내 잊어버리겠지
다리 / 이해인

* 다이야 몬드에 새겨진 조각처럼 내 기억 속에 뚜렷하고
여염 하게 새겨진 사람아
연심 / 김용호

* 예상 못한 석별을 미리 유념하지 않고 나중에 있을 기쁨을
기대 했던 우리는 누굴 위해 헤어져야 합니까?
석별 / 김용호

* 무성한 잡초만 수북히 덮인 동근 무덤 위엔
생각 없는 산새 소리만 요란합니다.
며느리밥풀 꽃 얘기 / 나해록

*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후회가 없노라.
사랑이란 / 박성관

* 안개 속에는 기다리는 남녀와 기다림을 그친 남녀들이 있습니다.
안개 속에서 / 강은교

* 해 맑은 눈동자가 창이라면 그대 속 깊은 곳 살필 수가 있으려니
마음의 창 / 김남열

* 과연 서술은 사심도 선심도 모두 표현 물 이제 우리는 한 두자
새긴 장르에 시각과 관심을 기울일 때
문애서 / 김남열

* 한번 가슴에 빠져나간 마음은 헛되이 가진 않는다. 많은 한숨을
치러야 하고 끝없는 후회의 값을 치른다.
내 나이 스물 한 살 때 / 하우스먼

* 잠든 아기의 잠을 깨우지 않는 손길로 부드럽게 정겹게 서로의
손을 잡기로 하자.
낮은 목소리로 / 김후란

* 뼈저리도록 생활이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푸른 별을 바라보자.
들길에서 / 신석정

* 누가 사랑을 위해 다리를 놓겠는가 흘러가는 물과 물 숨어드는
얼굴에 누가 우리를 위해 자신의 땅을 버릴 텐가
타인의 땅에서2 / 강경화

* 그대의 빈 하늘에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차 오르는 빛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 이해인

* 사랑은 이미 이슬진 그리움이 아니다 눈부신 죄가 아니다
신록을 보며 / 유안진

* 제풀에 잠자도록 절대로 부러지지 않기로 약속을 한다
갈대에게 / 정두리

* 씻은 손입니다 다 버리고 그분께 갔을 때 허전한 빈손에 입맞춤
해 주셨습니다
씻은 손 / 김남조

* 초인종은 기다리는 사람의 몸에서 울린다
귀가 / 신달자

* 우리는 말없이 움직이고 있었지 삶이란 움직이다가 잠드는 거야
우는 건 아니 야 우는 것 같이 우리는 가끔 서로 쳐다보았지
삶 / 배경란

* 몇 날 몇 밤을 비가 오는가 바다 만한 슬픔으로 누가 우는가 저토록
줄기찬 빗발이 되게 이 세상 마지막 날 같은 우울함이여
우기의 시 / 홍윤숙

* 길은 멀다 옥수수 넘어진 밭 그늘 까진 아직 한참 가야 한다
이리로 / 강은교

* 눈물 하나로 그 더운 것을 실어 낼 수 없어 저 혼자 불이 되고
재가되는 몸 달래도 듣지 않는 몸이옵니다
말하는 몸 / 신달자

* 백지에 동그라미 그리면 그 안에 내세 상이 있다
다만 하나의 빛깔로 / 신달자

* 함께 있는 시간이 즐거운 꿈이라면 꿈을 꾸기 위해 나는 죽으련다
만날 때와 헤어 질 때 / 김용호

* 너와 나의 만남이 즐거움이라면 그 즐거움을 위해 수 천 번 해어지련다
만날 때와 헤어 질 때 / 김용호

*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진달래 꽃 / 김소월

* 하늘에서 하루의 빛을 거두어도 가는 길에 쳐다 볼 별 있으니
떨어지는 잎사귀 아래 묻히기 전에 그대를 찾아 그대 내 사람이리라
가을이 서럽지 않게 / 김광섭

*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십자가 / 윤동주

*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 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하지마
바람의 말 / 마종기

*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얼굴 / 박인환

* 기도의 순간에는 늘 목이 메입니다 허튼 말이 너무 많았음에
입을 막을 만큼 참말이 더딘 까닭입니다
작은 기도 / 정두리

* 이제 어둠은 체포 영장 그 몸의 기울이기로도
나머지 햇살을 가늠 할 수 없다.
황혼 / 김명리

* 어제의 후회와 내일의 불안 사이
오늘이란 참 어설픈 허구가 있으니
하루살이 / 김승희

* 빈 주머니 속에서도 만지작거리며 가지고 노는 슬픔
슬픔 / 신달자

* 이별이면 어때 해와 달이 따로 가면 어때 못 만나면 어때
한가지 서녘으로 잠기는 걸
서녘 / 김남조

* 실오라기 마음으로 맺어졌지요
바람이 툭툭 끊어 놓고 끊어 놓고 하지만
인연 / 김명리

*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구절 쓰면 한 구절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번도 부치지 않는다
편지 / 김남조

* 무너질 것 다 무너진 속살의 흐느낌 풀어 너의 발끝을 씻으며
너의 안에서 끝내 허물어지지 않는 집을 짖고 짖다
허문 나의 꿈을 바라보고자 한다
광야에서 / 신달자

* 세월아 얼마나 기다려야 약이 되어 주겠느냐
약 / 유안진

* 나는 교환의 가치도 없고 생산 가치도 없고 소비 가치도 없는
그리 하여 어디 가서도 교환이 안 되는 교환 불능의 순정이라는
자본만을 가진 한 마리의 저능한 바퀴벌레처럼
슬픔의 날품팔이 / 김승희

* 하늘이 못 주신 사람 하나를 하늘 눈감기고 탐낸 죄 사랑은 이 천벌
사랑초서44 / 김남조

* 우리는 외로운 두 개의 섬 처음에는 하나 이고 싶었던 두 개의 섬
두 개의 섬 / 안혜초

* 아름다운 너에게 밝게 떠오르는 너에게 아직도 남아 있는
너에게 나를 보낼 수 없을 땐 어떻게 하나 벽에다
그림 하나 그려야지 그것도 눈길로
그곳5 / 김혜순

* 마지막으로 불러 본 다음에야 더욱 사무치는 이름을
홍도 / 유안진

* 이별의 돌을 닦으며 고요하게 있자 높은 가지에서 떨어지려는 닢들이
잠시 최후의 기도를 올리듯
영원 그 안에서 / 김남조

* 눈물도 아닌 절망도 아닌 치욕도 아닌 오늘의 슬픔은 예쁘다
슬픔을 갖고 놀며 슬픔을 잊는다
슬픔 / 신달자

* 얼굴조차 잊었다 생각 수록 더욱 멀어 질뿐 빈 얼굴만 세월에 걸려 있다.
추억 / 김초혜

*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푸르른 날 / 서정주

* 어쩌다 바람이라도 와 흔들면 울타리는 슬픈 소리로 울었다.
부재 / 김춘수

*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 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이별 노래 / 정호승

* 산 까마귀 긴 울음을 남기고 해진 지평선을 넘어 간다
마지막 지상에서 / 김현승

*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을 말고 어디 내 생에서라도
다시 만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성정주

* 지금 온실을 떠나면 나는 겨울의 방랑인
겨울 나그네 / 황금찬

* 가야 할 때가 언제 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낙화 / 이형기

*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낙화 / 이형기

* 근심이야말로 분명한 행선지 삶의 공허 앞에 비석처럼 세워진
확실하고도 고마운 하나씩의 이정표
근심을 주는 하나님께 / 김승희

*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었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편지 / 김남조

* 이상하다 우리 손아귀에 잡힌 것은 모두 우리만큼 작아진다.
우리들의 두려울 만큼 인색할 만큼
풍경 / 강경화

* 그대와 나 언 살을 하얗게 내 놓고 나란히 덮은
홑이불 함께 묻혀 오래 데운 피
눈보라 / 노향림

* 아 우리의 열정을 삶아 조금씩 죽여주고 있다네 정말 마지막
살인적인 구원이야 누구의 삶인지 누구의 하수인인지 나는 모르지만
삶 / 배경란

* 비바람에 흔들리고 눈보라에 숨죽이는 그래서 더 질긴 잡초 생명
잡초 / 선미숙

* 그리다 해를 닮아 꽃이 되어 버린 그 사연으로 정녕 사랑하는
나의 님을 맞고 싶다.
님의 행복 / 박성관

*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투명하면서도 질긴 삶 자신에 대한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아슬아슬한 일인가?
살면서 / 김용호

* 끝없이 서로를 그리워하며 우리는 타인의 땅을 떠돌고 있다.
타인의 땅에서 2 / 강경화

* 종교의 계절은 깊어만 갑니다. 그대 나에게 종교가 되고 말았습니다.
11월 / 유안진

* 어둠이 바다에 선율 되어 흔적조차 희미해진 태양은 외로움에
길들여진 빨간 석류의 진실
노을 / 이종승

* 흐름에서 잠시 벗어나 보면 우리가 영원토록 하나가 될 수 있으리라
고백 / 최철식

* 목이긴 사슴 먼 산 보듯 먼 곳을 바라보아야 한다면 당신 계신 곳
바라보겠습니다.
향수 / 김용호

* 기대하지 않게 하소서 저희는 불현듯 그리워지나이다. 목마른 자가
샘을 파듯이 버린 두레박에 맑은 물이 고이듯 늘 메마르게 하시고
뜻하지 않게 채우시는 이여
기도문2 / 강경화

* 지금은 오라 해도 아니 오실 이 지금은 간다 해도 오라 아니 하실 이
그런 당신과 나는 만남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 김용호

* 지는 꽃의 아픔을 누가 알겠는가 그 절정의 달가운 도취에서 떠나가는
아 떠나가는 내 이별의 아픈 낙조
가을 언약 / 신달자

* 끈적끈적 피부에 묻어 나는 하룻밤 흔적 지우며 잘 포장된 미련
겨드랑에 숨긴 채 흑암의 자식들 젖은 몸 구부려 덜고 있구나
일출 / 최봄샘

* 사랑이 만일 그대들에게 손짓하거든 거기에 따라 가시오
그 길이 비록 험하고 괴로울 지라도 사랑의 날개가 그대를 품을 때는
거기에 안기시오 날개 속에 숨긴 칼이 그대를 삼킨다 할지라도
사랑이 그대에게 말 할 때에는 믿어 주십시오
명상 / 갈릴 지브란

* 어쩐지 정류장마다 누군가 떨군 한 페이지가 펄럭거린다.
그것은 영영 읽혀지지 않고 정차 표 밑에서 어린 수녀처럼
여백 / 황인숙

* 나만 흐르고 너는 흐르지 않아도
나는 흘러서 네가 있는 곳으로 간다.
사랑굿 33 / 김초혜

* 남겨 주신 노래는 아직도 맑은 이슬
코스모스 / 이해인

* 당신으로 인해 부디 나의 이름이 쓸모 있게 하십시오
사랑합니다 / 김남조

* 더 작아지지 않는 몸 바늘구멍에 디민다 비계 살을 빼야 한다
더욱 또렷해지는 의식
연습 / 최봄샘

* 당신의 삶을 내가 살 수 없고 내 삶을 당신이 살수는 없지만
당신의 아픔을 내가 고통받아야 하고 내 아픔을
당신이 고통받아야 한다고 우리 슬퍼하지 맙시다.
우리가 사랑하는 동안 / 김용호

* 닿으면 타서 죽는 고압선의 불길로 이 밤 너에게로 흘러가고 있다
겨울 연가 / 신달자

* 삶은 언제나 은총의 돌층계의 어디쯤이다 사랑도 매양
섭리의 자갈밭의 어디쯤이다.
설일 / 김남조

* 저는 단지 이 까닭에서만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밤에 뭘하면서도
낮에 일을 하면서도 틈 나는 대로 음악을 듣는 답니다
음악 / 김용호

* 거리에 남아 있는 슬픔이 좌판 대에 진열되고 잠들지 못하고 돌아와
누운 이젠 없는 생명의 불꽃입니다
불면증 / 김성우

* 당신은 내 생에 그어진 가장 정직한 하나의 선 그리고
내 생에 찍혀진 가장 완벽한 한 개의 점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 이해인

* 하늘은 왜 우리에게 햇살과 함께 자유를 주었는가
흐름에 대하여 / 문정희

* 밤새 허연 이빨 깨물며 이 세상 모든 먹물 다 마시느라 허공을
쥐어뜯으며 뒤틀리던 바다는 지금 옥동자를 낳는다
일출 / 최봄샘

* 밤하늘에 심는 눈물겨운 사연들이 목련의 울음으로
피어나게 하소서
기원 / 김용현

* 조화롭게 숲을 이룬 산과 보석보다 찬란하게 장엄한 암산을 사공이
노 젓는 나룻배가 오 가고 들판에 아이들이 즐겁게 논다
구름 / 안문주

* 그대가 있는 곳에 이렇게 와 보니 좋은 걸
아직 가지도 않았는데 또 오고 싶은 곳
아쉬움 / 김용호

* 나는 완벽한 그리움이 있어 좋다 내일도 오늘처럼 해와 달이
운행하는 하늘 아래 산 속에 많은 이름 모를 새들처럼 작은 입술 모아
휘파람을 불며 그리움을 노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움 1 / 김용호

* 멀고 서름한 당신의 눈매가 나의 별이 될 줄은 몰랐다
편지 4 / 김초헤

* 우리들 마음은 자주 바다를 떠나온 갈 메기 같은 향수에 젖어
여름 나그네 / 홍윤숙

* 품어 안고 쓰러질 수 있는 것은 적개심뿐이다
바람 5 / 강계순

* 그리움을 버리려 더 그리운 곳으로 떠난 그대여 거침없이 부르며 오라
하산기 / 강경화

* 쓰러져 눕는 바람 한 자락도 한 개씩의 파편을 숨기고 있다.
사랑이여 / 강계순

* 나는 별들의 성그레 한 주시 속에 조건 없이 주어 버린 마음을 안타깝게
생각하지 않고 없듯이 는 말고 잊기 위해 애쓰며 이제는 기대를 해도 될
아름다운 인연을 위해 서로를 위해 기도하렵니다.
석별 / 김용호

* 누가 저토록 크낙한 이름을 외치며 떠나가는가,
다가설 수도 물러 날수도 없는 거리를 두고 끝없이 마지막이라고
말하면서 떠나가는가 오신 곳이 어딘지 모르는
철길 / 문정희

* 나는 안다 내 문 앞에 그가 늘 기대어 있는 걸
로망스 / 황인숙

* 소설 같은 공백이 저립 된 순간 펜대를 움직이며 대상 없는
사연을 써 내려가는 내 모습을 누구에게 인가 보여 주고 싶다
대상 없는 사연 / 김용호

* 어디로 가는 것일까 저마다 바이블을 옆구리에 낀 채 생사의 현기증을
아프도록 배어 물며 우리는 모두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간이역 / 김명리

* 그러면 가을 너는 남아 또 다른 타관의 빈 가슴을 적시 우리라
가을이 왔다 / 문정희

* 네가 내 옆에 있으면 나는 네 빈자리 같다
빈자리 / 김선영

* 종이 한 장 잘못 끼어 벽이 되고 담이 되어
해를 보내며 / 안혜초

* 떠나 보내며 어쩌면 외로울지 모르는 나의 그대여 나는 새 가되
그때 만나자
사랑굿21 / 김초혜

* 약속도 없이 태어난 우리 약속 하나 지키며 가는 것
그것은 참으로 외롭지 않은 일입니다.
편지 / 문정희

* 우수수 우수수 혼자서 마르는 풀잎이 제 몸입니다
겨울 풀잎 / 노향림

* 시시하고 미미하고 지지하고 데데한 비극이다 하지만 어쨌든
이 물을 건너 갈 수밖에 없다 맞은 편에서 병신 같은 죽음이 날
기다리고 있다 할지라도
비극 / 최승자

* 오 마침내 아름답게 번득이는 한 촉의 화살 되어 바람을 가르고
곧바로 그대에게로 가는 속력이 되었네
대장간에서 / 강계순

* 집을 생각하는 나그네들은 잠이 깊건만 집을 생각하지 않는
나그네들은 잠을 잃었다
여수 / 홍윤숙

* 이대로 시간이 못을 박아 주면 이 마음 영 이처럼 있겠지
인생은 하나의 참회
낙엽은 쌓여라 / 김남조

* 얼면서 커 가는 질긴 꿈 하나 지키기 위하여 까마득히 먼 뿌리에
전신으로 기대고 있었음을
동반7 / 강계순

* 어느 만큼 가다 보면 낯선 신발 하나로 우리의 길이 떠돌고
있는 것이 보이지 않으랴
물위의 신발 / 김승희

* 아무도 보태 주지 않아도 외로운 생리인 듯 그리움이 차면 달이 뜬다
겨울 연가 / 신달자

* 언젠가는 모두가 쓸쓸히 부서져 갈 한 잎의 외로운 혼임을
바다여 당신은 알고 있는가
바다여 당신은 / 이해인

* 기억하리라 암암한 밤중에 성냥 골 한 개비를 그어 댄 사람
고별 / 김남조

* 스스로 열쇠가 된 사람들이 제 몸을 비틀면서 겪는 사랑의 금빛 통증
나를 가두고 있는 문들이 내 몸의 열쇠로 환히 열리고 있다
열쇠를 찾아가지 않는 이유 / 백미혜

* 오랜 아픔의 장소인 가슴이여 묻노니
그대 어느 때부터인지 가만히 누르면
손끝에 울려오는 소리 영원히 잃어버린 첫눈 내리는 소리
오랜 아픔의 장소인 가슴이여 / 배경란

* 흔드는 손을 알고 있다 우리가 어느 날 바다를 떠나 올 때
새벽의 여명이나 낙향의 노을을 우리가 모두 뿌리 없이 흘러가는
물결이며 시시로 부서져 가는 포말임을 서로는 아는 것이다
바다를 위한 메모 / 홍윤숙

* 다만 우리가 끝났을 때에야 우리 삶의 밑둥우리에서 새 아기 울리는
힘을 볼 것이네
서울 사랑 / 고정희

* 물러나서 보이지 않는 곳까지 기차는 나를 끌어다 줄 것이고
나는 가차없이
일어나 걸으며 부푼 햇살 속으로 흔적 없이 섞이어 해어질 것이다
기차를 타고 / 정두리

* 아아 다른 일은 모두 끝내고 지금은 슬픔에 내가 바쁩니다
별후 / 김남조

* 사랑과 눈물과 절망은 뒤에 처져서 더 충실히 절망케 하라
새벽 산책 / 신달자

* 텅빈 공간 양면에 가죽옷 입고 개미허리 같은 가냘픈 허리를 가진 너
각양 각색 소리의 조화를 만들어 내는 너는 마술사 아닌 소리사
장구 / 김영아

* 아름다운 꿈과 소망이 있는 한 너는 금전적으로 계산 할 수 없는 행운의
여신이 너를 행복하게 할거라는 확신을 갖고 살아라
자신에게 주는 말 2 / 김용호

* 언덕 밑에 살포시 내려앉은 햇살 작은 연못에 향긋한 아침 향기
시골 풍경 / 오세철

* 꺾어 버린 꽃잎을 감추고 검게 탄 순정을 가리고 가슴 빈 황제들을 위해
오늘도 검은 색의 융을 친다
밤 색시 / 선미숙

* 아름다운 세상을 눈물 나게 하는 눈물나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그대 / 정두리

* 마지막이라 하지 않고는 산다고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할 수가 없다
소곡 / 김초혜

* 어디선가 조용히 끄덕이며 문을 닫는 내가 있다 쓸쓸한 눈매로 잠잠히
지켜보는 당신이 있다
누군가 이 겨울에 / 홍윤숙

* 인간이라는 가난한 이름에 고독도 과해서 못 가진 이름에
울면서 눈감고 입술 대는 밤
가난한 이름에게 / 김남조

* 네가 네게로 오는 거리와 내가 네게로 가는 거리가 다르듯 내가 네 곁에
머물다 돌아서는 시간과 네가 내게서 떠나가는 시간이 같지 않다
속 벽암록 14 / 신동춘

* 기도는 나의 음악 가슴 한 복판에 꽂아 놓은 사랑은
단 하나의 성스러운 깃발
민들레의 영토 / 이해인

* 나이 삼십이 넘으니 이제 보이는 것 모두가 재 개봉관 같애
사랑도 미움도 번뇌마저도
재 개봉관 / 김승희

* 우비 잃어 내 가슴 젖는 날은 젖은
그대로 너의 꿈속 지리한 장마로나 가리
폭우 / 김명리

* 네 그림자를 밟는 거리쯤에서 오래 너를 바라보고 싶다
꽃 / 신달자

* 날이 저물어 가듯 나의 사랑도 저물어 간다 사람의 영혼은
첫날부터 혼자이던 것 사랑도 혼자 인 것
저무는 날에 / 김남조

* 찬비에 젖은 꽃잎이거나 마른 잎새거나 모두 제 무게만큼
지는 소리와 흔적이 있음을
해남 연서 / 김경미

* 사랑이 떠난 후에 알게 모르게 허물어진 몸
조각 달 / 유안진

* 견뎌 낸 슬픔도 지나고 못 견딘 슬픔도 지나고
모두 물처럼 흘러갔는데
이 바람 속에 / 김남조

* 세상에서 가장 고운 것은
하얀 반창고를 만신창이로 붙인 내 사랑
내가 찾는 별은 / 김승희

* 삶은 차례를 잇는 해후 이별 또한 해후 오늘은 이별과 만나고 있다
전혀 말도 없기론 첫 만남이다.
연금술 / 김남조

* 인연 비록 엇갈린 길목이었다 해도 걷고 걷다가 가랑잎으로 누우리라
남산 길 / 유안진

* 창가에 흐르는 빗물은 내 맘속에 눈물인가 은행 이파리 팔랑 날아와
창가에 부딪친다 이 비 그치고 나면 추위가 이 도심을 찾아 들겠지
삶 / 김영아

* 아픔을 안고 숨져 간 커피 색 낙엽 위로 치적 비가 내린다
겨울비 / 오세철

* 누울 곳 없는 바람이 앙상한 가지 끝에 휘파람만 걸어 놓고 지나간다
만추 / 선미숙

* 매일매일 나를 운 지 십 수년 저 세상 것까지 이 세상에서 다 울어
버린대도 눈물은 또 그리움일 것인가
사랑굿 159 / 김초혜

* 다 쏟아내고 형체도 없이 맑은 향기로 운명으로 서로의 살 속에
스며 가는 한 방울의 물
한 방울의 물 / 신달자

* 아아 까맣게 잊고 싶은 내 모든 것을 잊어버리기 위하여 거리를 헤맨다
건망증 / 유안진

* 당신을 나의 누구라고 말하리 나를 누구라고 당신은 말하리
마주 불러 볼 정다운 이름도 없이 잠시 만난 우리 오랜 이별 앞에 섰다
후조 / 김남조

*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고독한 남자를 만나지 못해 나 쓰일모 없이
살다 갑니다 이 넓은 세상에서 한사람도 고독한 여인을 만나지 못해
당신도 쓰일모 없이 살다 갑니까
가난한 이름에게 / 김남조

* 전생의 업을 다 씻지 못해 돈번 사람 돈으로 갚고 힘센 사람 힘으로 갚아라
나는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으니 눈물로나 갚아야지
죄 / 선미숙

* 떠나자 퇴색됨의 서글픔 안고 떨어진 낙엽 달래러
가을여행 / 선미숙

* 남쪽에서 다가올 향훈 속에 껍질로 사 매여 있는 속살을 움직이는 그대가
살아 있는 소중한 생명이라면 몸을 비벼 껍질을 째고 새 삶을 추구 할 수
있도록 그대 원하는 몸짓에 이 몸 거저 맺기겠습니다.
흙 / 김용호

* 그대를 이렇게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걸 아직 고개도 돌리지 않았는데
그저 한정 없이 바라만 보고 싶은 내 마음을 그대는 아는지 ?
아쉬움 / 김용호

* 형태도 없는 황홀한 사랑을 받았기에 내게 더욱 더 그러하나 봅니다
그대는 나의 등대였고 그대의 나의 샛별입니다
그리움 2 / 김용호

* 그러나 모든 기억하는 자들의 머리 위로 밤은 오고 나는 나의 별에
잠시 걸터앉아 흘러온 길과 흘러갈 길을 바라본다
시간 위에 몸 띄우고 / 최승자

* 만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우리가 물이 되어 / 강은교

* 겨울밤 우는 추위에 기나긴 말없는 어둠은 시작 되도다
어떤 겨울 밤 / 배경란

* 살아온 만큼만 기다리기로 해요 세월이 그냥 지나치기로소니
흙에 심은 뿌리 죽는 법 보았나요
박흥숙전 / 고정희

* 꿈에도 보듬지 못하는 우리 사랑 그대여 어느 길로 들어야 마주칠 것인가
그대여 자꾸 작아지고 있다 우리의 저울대는 기울고 기울어
이제는 수평을 이룰 수는 없는 것인가 바라 볼 수 없는 나의 님이여
비가 / 신달자

* 내 마음 왜 이러느냐 한 줄기 바람에도 꽃보다 예민하게 뒤집히고
끊임없이 이는 아황빛 먼지처럼 사로잡히니
내 마음 왜 이러느냐 / 배경란

* 어머니 일출의 바다는 또한 일몰의 바다임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님이 오실 그 바다에서 당신을 만나겠지요
편지 / 이해인

* 사랑은 착각일까 야망도 허깨빌까
눈물 안경 쓰고 보면 사는 죄 죄다 허깨비 노름
허깨비 / 유안진

* 그의 속마음이 하찮은 부분에서도 빛나고 있는 전시장에서 보면
되돌릴 것은 내 그림자뿐이다
소품 / 정두리

* 사랑이 나로 눈멀게 하는 밤엔 세상은 오직 한 빛깔 면사포 부신 눈빛
이 꿈결에서는 천벌 받을 일마저도 축복 받아 마땅할지라
눈 내리는 밤 / 유안진

* 둘은 서로 맹렬하게 병을 옮기는 입맞춤을 나누며 그것을 사랑이라고
혹은 운명이라고 부르고 있구나
꿈꾸는 병 / 김승희

* 쌓아 버린 육신의 기름 덩어리 억지 육수로 뽑아 내며 도심 속의 낙원 위를
허무가 달린다
또 다른 풍경 / 선미숙

* 너무 행복한 웃음에도 너무 기막힌 슬픔에도 파도는 쉼 없이 춤을 춘다
파도 / 선미숙

* 치악산 껴안고 몸부림하는 저 안개 온 밤 내내 어두워도
부족한 아쉬움인가
원주 땅 / 오세철

* 입술 깨물며 삭이는 운명 잊고저 눈감아 돌아서면 무성한 그리움
비밀의 꽃 / 오세철

* 어느 날 갑자기 백발과 동무해서 콧잔등에 날렵하게 앉아
나와 친구 하잔다
돋보기 / 김영아

* 소녀야 오늘밤은 어디서 잠을 잘라노 회색 가면 화장 긴 머리 가발
벗어버리고 솜털 보송 한 홍안 얼굴 세라복 교문으로 가야지 않겠니
소녀의 방황 / 김영아

* 사는 게 서럽고 버거울 때마다 마른 삭정이 같은 가슴에서
한 사람을 생각한다
해빙 / 김영아

* 따라오지 마라 따라오지 마라 내 꿈의 집엔 네 자리가 없다
어둠의 노래 / 신달자

* 나는 끝낼 수 없는 한 장의 편지를 이 밤에 쓴다
편지 / 홍윤숙

* 해어지는 연습 없이 사랑했는데 너와 내가 목메어 돌아서는 길목
이별은 기도의 출발
이별 소곡 / 이해인

* 숱한 남성을 짝 사랑한 후에 가을 수풀 되어 버린 내 머리 터럭
흙먼지 날리는 사막 같은 가슴
그 어디쯤서 그대는 발견되었는가
청년 그리스도께 / 유안진

* 하나의 아름다움이 익어 가기 위해서는 하나의 슬픔이 시작되어야 하리
하나의 아름다움이 익어 가기 위해서는 하나의 그리움이 시작되어야 하리
미완성을 위한 연가 / 김승희

* 혼자 흘러와 혼자 무너지는 종소리처럼 온 몸이 깨어져도
흔적조차 없는 이 대낮을
고독 / 문정희

* 어디에 있느냐 나쁜 사람아 이 마음은 바늘과 실로 기워 낼 재간이 없구나
바느질 / 유안진

* 견디고 견딘 그 나머지의 피곤 오늘은 안식을 불러 주시고 편안한 긴 잠에
사랑도 쉬게 하옵소서 아베마리아
사랑도 쉬게 / 김남조

* 백지 한 장 보냅니다 열흘 밤 열흘 낮을 마주하던 백지
점 하나 찍지 못한 이 마음 보냅니다
편지 / 신달자

* 아침 태양은 머슴아이 계집아이 머리 쓰다듬다
쉬엄쉬엄 논둑을 걷는다
원주 땅 / 오세철

* 하늘이 흰머리라도 잘라 내는지 종일 싸락눈만 흩날리고 일흔 넘은
외상 쟁이 할머니 또 빈손으로 염색하고 갔을 뿐 벌써 일주일째
빗도 가위도 솜씨도 모두 녹이 나겠네
늙은 미용사의 하루 / 김경미

* 살아 보고 싶어라 무엇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무 것도 아니 되기 위하여
동상 / 유안진

* 떠난다는 말은 사랑한다는 말 보다 더 친하다 떠난다는 말은
떠나지 않아도 마음을 가르는 칼인 것을 안다
탈출의 노래 / 신달자

* 여인이여 우리 생애에서 가장 쓸쓸한 시간이 언제 올지 모른다
씻은 구슬 같은 마음 밭에 하나의 사랑만이 있는 대로의 깊이로
길들인다면 그 사랑을 누구에게 주겠는가
마지막 장미 / 김남조

* 누구에게나 한 때는 춥고 어두웠다 빈 내장을 흔드는
바람소리와 빈혈과 아무 것도 내 것은 아니었다
대개 잘 흐르는 강가 음악실 구석 자리마저도
어린 시절 / 구순희

* 저희는 그 무엇이고자 하나이다 날마다 헛된 이름 아래 사라져 가면서도
이처럼 아름답게 설레이며 그것이 영원히 헛되지 않기를 바라느니
기도문 2 / 강경화

* 절벽엔들 꽃을 못 피우랴 강물 위인들 걷지 못하랴
문득 깨어나 스물 다섯이면
쓰다만 편지인들 다시 못쓰랴
비망록 / 김경미
* 여인들이 어울리는 감미로운 낭만이 흐르는 뱃 사장에 모래가 발목을
붙들 듯 한 꼭 그런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간이역에서 기적 소리를 울리고
떠나는 기차같이 못내 아쉬움을 남기고 떠난 어떤 이별로 인해 비대해진
아픔을 견디면 살아 본적도 있습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 김용호

* 내가 여는 만큼 더 앞서 너는 열려지고 내가 가는 만큼 더 앞서 너는
깊어지니 그대여 우리의 바닥은 우리 가슴 안에 있다
늪 / 신달자

* 내 안에는 세계 지도보다도 더 많은 길이 있어
악몽 / 문정희

* 두 팔에 집채같은 밤을 함께 안아요 어디서나 우리들의 언어는 빛이었어요
사는 법 6 / 홍윤숙

* 날마다 사랑함은 날마다 죽는 일임을 이 또한 적어 두게 해 다오
밤 편지 / 김남조

* 사랑이란 글자가 아직도 주어가 되느냐 ? 자리를 바꾸어 놓아도
목적어가 되느냐 ?
추위 / 유안진

* 한 서 너 번 산부인과에 가본 여인들은 알 것이다 우리들의 옷이
결국 무엇 이였던가를
산부인과 / 김윤희

* 그래도 나는 못 버린다 먼지뿐인 사랑 모래뿐인 시
애가 / 김명리

* 가출을 할까 출가를 할까 이것은 나의 영원 한 테마이다
평화일기2 / 김승희

* 미처 사랑까지 못 가서 꺼져 버리는 용기 없는 바람 무늬 그처럼
물거품 / 유안진

* 고통이여 그대와 나는 부부가 되고 싶습니다 이러한 그대와 나이기에
산다는 것은 자꾸만 범죄의 욕망을 닮아 가지 않습니까
시계 풀의 편지 2 / 김승희

* 눈 오는 구석에 홀로 서 눈과 함께 녹아
그대 가슴에 내 모습을 새기고 싶다
눈 / 김초혜

* 창문을 여시고 그대는 내 가슴에 손을 넣어 물을 퍼 내셨습니다
도망하고 싶어 집을 나서면 그대는 어느 곁에 슬며시 다가와
창문을 여시고 내 가슴 속 물을 길어 가셨습니다
사랑에 관하여 / 김혜순

* 나의 눈물이 그대의 눈물을 마시고 나의 슬픔이 그대의 슬픔
모질게 짓밟아라
행자의 노래 / 김윤희

* 아 한 목에 그대를 다 품을 수 있는 씨앗으로 남고 싶습니다
그대 / 정두리

* 사랑이 떠난 후에 알게 모르게 허물어진 몸
조각 달 / 유안진
* 내 육체와 정신의 어느 틈서리에 펄럭이며 피어나는
이 불씨는 무엇인가
애가 / 김남조

* 내가 그 누구의 굳은살을 뚫고 파릇이 돋아날 것만 같아요
돌아오는 길 / 황인숙

* 나는 마음 착한 소녀처럼 인내라는 험준한 여인을 섬겨 왔습니다
하나의 약속을 / 홍윤숙

* 사랑에도 꿈에도 난 늘 낙제를 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삶은 더한층 눈부시고 내 것이 아닌 연인을 바라 볼 때처럼
울고 싶도록 더욱 다가들고만 싶은가
낙오 / 김승희

* 너는 내게 있어 흐르는 물이 아니었다
소용돌이였다 그래서 나는 네가 좋다
시간2 / 문정희

* 짙은 외로움의 멍울이 가슴께 까지 바다 빛으로 물들어 가는 /
내 마음의 깨울 수 없는 들녘
내 마음 들녘 / 노향림

* 그대를 조금씩 단념하면서 적막을 보태어 살다가 보면 설움도
나를 놓아주리니
사랑굿 111 / 김초혜

* 누구를 사랑한 일도 없는데 봄이면 꼭 실연을 당한 것만 같아/
정말 두려운 건 삶이란 꼭 언제나 반듯이 어제의 무덤 위에서 살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지
재개발 지역에서 / 김승희

* 한 마리쯤 쥐도 새도 모르게 처치할 수도 있다 쥐가 새가 다 안다 하여도
그까짓 것쯤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신생대에 속한 사람 / 김승희

* 오래 기다린 목소리끼리 가장 따뜻한 빛으로 하나를 이루고 불신이 없는
풀의 이름으로 만나 우리는 강물처럼 흐르며 가자
이제 우리는 / 구순희

* 야윈 어깨 위에 야윈 어깨 위에 한 장 가랑잎 같은
당신의 손길을 얹어 주소서
가을의 기도 / 홍윤숙

* 우리에게 하기 어려운 말이 생긴 것은 아무래도 정직하지 않다 함을
뜻하는 것일 게다
봉함 엽서 / 정두리

* 삶의 여정이 너무 힘들어 사슬 같은 인연들을 잘라 내고 적토마
타고 떠나고 싶다 질기디 질긴 질경이 같은 삶은 내 끝없는
노력과 눈물을 바쳐도 대답이 없으므로
도피 / 김영아

* 한해가 다 가는 여기쯤에 지난날들을 주름 잡아 놓고 다사 다난했던
기억들을 오색 구슬에 엮어 기억 저편에 묻어 두고 싶다
그리움 / 김영아

* 무질서 한 사고와 잡념들이 묻혀진......그저 불빛만이 스쳐 가는
검은 파도를 숨소리로 잠재운다
꿈의 바다 / 오세철

* 우리가 뿌려 놓은 꿈들은 허공을 떠돌기에 더 소중하고 쉽게 잡히지
않기에 모두가 꿈을 꾼다
허공 / 선미숙

* 하루가 저물 듯 우리의 삶 이렇듯 저물어 갈지니 사랑하는 사람아
저무는 두마음 노을로나 타올라 그대와 섞이고 싶어
연심소묘 / 신달자

* 멎지 않는다 당신을 향한 나의 그리움 줄지 않는다
당신을 향한 나의 배고픔 우리가 시간의 허리를 동여맬 수 없는 까닭은
우리의 손목이 가는 탓이 아니라
나의 시간이 당신 없는 곳에서만 가고 있기 때문에
나의 시간은 / 김명리

* 저처럼 종종 걸음으로 나도 누군가를 찾아 나서고 싶다
비 / 황인숙

* 애인이여 그대 옆에 무심히 지나치는 사람 그대 옆에 무심히
떨어지는 낙엽 내 무엇으로 그와 바꾸랴
거리에서 / 신달자

* 세상에서 제일 추운 무덤 가에 허리 구부리고 피어 있는 할미꽃의 둘레/
이곳에 이르면 언어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꽃이란 이름은 또 얼마나 슬픈 벼랑인가
할미꽃 / 문정희

* 바람 불면 들풀처럼 낮게 누워요 아 그리고 혼만 깨어 혼만 깨어
이 겨울 도강을 해요
사는 법 2 / 홍윤숙

* 눈물은 눈에서 흐르는 게 아니었다 마음에서 흐르는 게 아니었다
눈물은 살이 녹아 몸 전체에서 흐르는 것이었다
눈물 / 신달자

* 추억은 영원히 말 할 게 못된다 너와 말 할 게 못된다
비밀의 노래 / 신달자

* 네 이름에 이어진 건 여기 잠들어라 가을의 가슴 안에 쉬어라
가을 잠 / 김남조

* 그대 내게 오지 않음은 만남이 싫어 아니라
떠남을 두려워함인 것을 압니다
사랑굿 1 / 김초혜

* 나는 주로 사랑의 힘으로 살아가지만 때로는 미움의 힘으로도
더욱 잘 살아간다
물을 찾아서 15 / 김윤희

* 차라리 죄 하나 못 벗을 죄 하나 가슴에 짖고 마지막 목숨을 파계하는
꽃으로 질까
파계 / 홍윤숙

* 수많은 사랑 버린 뒤 사랑은 온다 수많은 믿음 버린 뒤 믿음은 온다
사랑의 폭력 / 천양희

* 사랑하는 게 어떤 가고 묻는 다정한 이여 확실하게 알지 못함으로 해서
생겨지는 오해의 덫 덫의 해만 없다면 야 사랑 하는 거야
해를 보내며 / 안혜초

* 아름다움은 갈갈이 찢어지고 나는 살고 있는 것입니까
나는 견디고 있는 것입니까
묵상 7 / 천양희

* 떨어져 뒹구는 아픔 위에 짓 밟혀야 하는 고통을 안고서 파라다이스를
향해 오늘도 붉은 색의 가면을 쓴다
밤 색시 / 선미숙

* 없어서 못 나누는 세상이 아니라 있고도 나눠 가지지 않는 세상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그는 누구인가 ?
불쌍한 시인의 최후 1 / 김용호

* 오래 소식 전하지 못해 죄송했습니다
실낱처럼 가볍게 살고 싶어서 였습니다
아무 것에도 무게 지우지 않도록
비망록 / 김경미

* 이제 나 다신 너 없이 살기를 원치 않으마 진실로 모든 잘못은
너를 돌려놓고 살려던 데서 빚어졌으니 네 이름은 고독
고독 / 김남조

* 죽어서도 떠나지 못하는 그리움의 질긴 밧줄
평강공주 / 강계순

* 남은 말이 있다 어느 얼음 진 최종의 날에까지 독 묻은 버섯처럼
곱고 슬프게 눈떠 있을 네게 못 다준 목숨의 말 한마디
남은 말 / 김남조

* 하루살이처럼 불 속에 뛰어들거나 죽음인 줄 알면서 눈 딱 감고
열 옥의 거센 불에 몸을 던져 볼거나
사랑 / 신달자

* 만남이 이별이 되어서야 영원한 것을 / 잠시 왔다가 안개처럼 사라져도
이 땅에 남는 것은 사랑 한 줌
사랑 한 줌 / 김소엽

* 한 빛으로 모였다가 다시 흩어지더라도 지난 흔적으로 만나자
이제 우리는 / 구순희


* 우리들 속마음 속사정도 때로는 이렇게 바꿔 타며 사는 건데
지하철을 타다가 / 유안진

* 너의 이름 부르면 길이 열린다 / 유일한 나의 삶은 사랑하는 것 죽는 것
부활의 아침 / 이해인

* 그대 증오 비정의 독이 저 비같이 나를 찌를 지라도/
달디단 사랑의 흰 젖같이 녹이리라
비 / 배경란

* 눈을 감으면 화안히 떠오르는 이가 있습니다/ 꼬옥꼬옥 입을 다물어도
입안에 감도는 간절한 이름이 있습니다
묵도 / 유안진

* 이 슬픈 오른손으로 나 여기 살아 오늘 무엇을 더 적으랴
이사가던 날 / 김승희

* 갯벌의 부드러운 조직체 같은 닿아도 상처가 되지 않을/ 사랑 할 사람 하나
만나기 위해 약속 없이 먼길을 왔다가 못 만나고 / 정직 한 아쉬움만
남겨두고 바람처럼 그냥 갑니다
무작정 / 김용호

* 우리들 한 번쯤 바람이 되어 바람처럼 부서지고 싶었던 꿈을 보아요/
처음 배운 사랑 이예요 사랑의 미친 바람이에요
밤새는 줄 모르는 늦바람이에요
11월의 바람 / 홍윤숙

* 내가 너를 만나기 전에는 나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다만 하나의 형체 일뿐
너를 만나서 / 김소엽

* 못내 춥고 그리운 날엔 사람 하나 지어 눈맞춤 하리라
눈사람 / 유안진

* 우리는 무엇입니까 늘 앞질러 사랑케 하실 힘 덜어내고도 몇 배로 다시
고이는 힘
그대 / 정두리

* 죽음을 죽어 보고 싶게 하고 사랑을 사랑하게 하고 괴로움을
괴로워하게 하고 죄를 죄 되게 한 대신 젖은 눈을 한번만 주십시오
편지 6 / 김초혜

* 보이는 이 없어도 함부로 살아 버릴 수 없는 나의 삶을 확인하여
단추를 다는 이 시간
단추를 달 듯 / 이해인

* 어쩌면 아버지 받침대를 잃고 담쟁이덩굴이 밑으로 자지러드는 건
그곳에 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추락은 가벼워 / 황인숙

* 긴 세월의 동안 곁 하여 주어서도 긴 세월의 끝까지 곁 하여 줄 것이어서도
아니다 지금 만났기 때문이다 네가 오지 않으면 내가 없기 때문이다
밀회 / 신동춘

* 모두들 나에게 숙제를 내주고 있다 이별하는 사람은 이별의 숙제를
미워하는 사람은 미움의 숙제를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의 숙제를
평화 일기 4 / 김승희

* 죄를 정화하며 사랑하는 지혜를 촛불은 알 거야 죄와 사랑이 피와 살처럼
짝지어진 사람의 숙명을 촛불은 민망히 여길 거야
촛불 11 / 김남조

* 그저 그의 기운이 다할 때를 그의 기분이 풀릴 때를 기다리면 되리라
내가 참아 내면 되리라
소서 / 정두리

* 사람은 사람을 기다릴 것이 아니요 사람은 사람을 기다리게 할 것도
아니옵니다
기다리는 밤 / 김남조

* 울고 사랑하고 불타오르고 한탄하는 아아 인생은 위대한 예술
파도를 보며 / 유안진

* 누가 저 어둠 뒤에 숨어 꽃들의 희망을 흙으로 덮고/
다시 하얗게 바랜 새벽의 시체를 널고 있는가
하지제 / 홍윤숙

* 오늘은 어제보다 죽음이 한치 더 가까워도 /
평화로이 별을 보며 웃어 주는 마음
별을 보며 / 이해인

* 대답하지 말아라 사라지는 것을 사라지는 것으로 놓아 보내라
파도는 부서지고 안개는 녹는다
파도는 모래밭 이상을 올라오지 않는다
바람의 대답이여 / 김선영

* 구르기로 작정하면 한없이 굴러가지만 그러나 육체는 흘러가도
마음은 흘러가지 못하며
무제 1/ 최승자

* 나는 이미 깊은 슬픔에 길들어 이제 그 없이는 그래요
나는 보석도 아무 것도 아니 예요
보석의 노래 / 문정희

* 나는 왜 끝내 겨울 눈밭에 허벅지 빠뜨리고 돌아가지 못하는 한 그루
포플러로 떨고 서 있는지
겨울 포플러 / 홍윤숙

* 사랑과 사랑 아닌 것을 눈물과 눈물 아닌 것을 절망과 절망 아닌 것을
거느리고 새벽길을 걷는다
새벽 산책 / 신달자

* 내 안의 반은 기다리고 다른 반은 늘 달려갔었지 다만 어느 쪽도
얻은 것이라곤 없다
뜨거운 눈발 / 김남조

* 늘 불렀던 이름으로 부르지 말 것 / 친애하지 말 것
새 주소 / 문정희

* 신이 한가지만을 주신다 하면 나는 역시 한 남자를 갖겠다
범부의 노래 3 / 김남조

* 한 생애 잠시 타오르던 불꽃은 쓰러지고 주소도 모른 채 떠날 채비를 하듯
조용히 옷을 벗는 해안선을 보았네/ 잊는다는 일 하나만 보석으로 닦고 있다
바다 앞에서 / 문정희

* 바람이여 옷섶에 숨어 대신 울어 준 고달픔 멎어라 내 몸 일으켜 기어이
맞을 신비한 기쁨 오늘은 당도하리니
바람에게 / 신달자

* 내 푸르른 닢 아프게 다 지우고 떠나갔다
겨울 나무 / 신달자

* 진실로 아름다운 것은 언제나 죄 곁에 있는 것 같은 내 믿음 철없고
아직은 피 더운 나인가요
차를 마시며 / 유안진

* 반은 하늘의 뜻이고 반의반은 저의 탓이고
그 나머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라
사락 눈 ./ 김명리

* 서로가 사랑했고 서로가 배반했다/ 비로서 들리는 가슴 안 강물소리/
강가에는 함께 서도 이별 할 수밖에 없다
강물 소리 / 유안진

* 오 친구여 오랫동안 어둠으로 무거운 친구여 내가 오늘 내 어둠 속으로
순순히 돌아와 보니 우리들 어둠은 사랑이 되는구나
우리들 어둠은 구원이 되는구나 공평하여라 어둠의 진리
서울 사랑 / 고정해

* 계단은 올라가는 것이거나 내려가는 것이지만 어느 쪽으로
가야만 피난이 되는지 알 수 없을 때
피난 계단 / 김승희

* 기막힌 사랑이란 기막힌 죽음에서만 태어나는가
겨울연가 / 유안진

* 가려 주고 숨겨 주던 이 살을 태우면 / 그 이름만 남을 거야
온몸에 옹이 맺힌 그대의 이름만
사리 / 유안진

* 오늘 내 영혼을 당신에게 연다 마지막인 허락은 이래야만 함인 줄 알았기에
오늘 / 김남조

* 살아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요만큼의 외로움이야 그냥 저냥 그런 대로
참아 내고 있는 것임을
쓰지 않는 일기에서 29 / 안혜초

* 그대와 나는 내리내리 사랑하는 일만 남겨 두어야 합니다
그대 / 정두리

* 찾아간 슬픔은 나를 기다리지 않고 앞서 떠나고 / 비로소 혼자 남은
녹지 않은 나의 슬픔
슬픔 / 김윤희

* 그대 생각을 했건만 매운 해풍에 그 진실 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겨울 바다 / 김남조

* 어떤 욕망의 얼굴 가린 핏방울이 처음 우리를 만나게 했었든 간에 지금 너는
내 몸을 이루는 질퍽한 조직체
난로 가에서 / 백미혜

* 그 사내는 왜 자꾸 떠나려 하는지 어디에고 뿌리 내리지 못하는지
떠나는 연습만으로 끝나는 그 사내를 볼 때마다/
북풍의 언덕을 쳐다보면 오히려 내가 떠나고 싶다
떠나는 연습 2 / 구순희

* 응시의 눈물 한 방울 속엔 혁명이 없었을까 새벽 이슬 한 방울 속에
우주가 휘어지듯 나는 그런 눈물로서 지나간 나를 학인 하고 싶다
80년대 / 김승희

* 나는 반만 창을 열고 내다보리라 창 뒤에 숨어서 내다보리라
저 먼 타관의 가을 한때를
북촌 정거장에서 / 홍윤숙

* 내 불행의 원인중 15는 신의 잘못이고 그 나머지 14%는 타인의 잘못이고
그 나머지 13%는 원인 모를 까닭이고
그 나머지 73%는 내가 불러들인 것이다
내 생각에 / 김용호

* 내 행복의 11%는 신의 성은이고 그 나머지 10%는 타인의 관심과 배려이고
그 나머지 16%는 원인 모를 행복이고 그 나머지 63%는 나의 욕구와
신념으로부터 얻어진다고 여겨진다
내 생각에 / 김용호

* 우리는 누구입니까 빈 언덕의 자운영 꽃 혼자 힘으로 일어 설 수 없는
반짝이는 조약돌 이름을 얻지 못한 구석진 마음을 투명한 시냇물
일제히 흰 띠를 두르고 다가오는 첫눈입니다
그대 / 정두리

* 청춘은 우리 뒤에 조금씩 망설이며 멀어져 갔고 인생은 차츰 차단한
광석으로 굳어져 갔다
바다의 기억 / 홍윤숙

* 진실로 무엇을 더 바라리 마지막 시절에 꿈같은 처음으로 사람 하나의
그 항구에 나도 왔음을
가을에 / 김남조

* 하나의 슬픔과 헤어져서 또 하나의 슬픔을 만나기 위하여 길 떠나가네
슬픔 / 김윤희

* 너의 생명이 무엇이면 어떠리 너의 고향이 아무 데면 뭐하나
죽어야 할 만치 슬픔이 있다는 점으로 넌 무작정 내 마음을 끈다
무제 / 김남조

* 너 흘러 세상의 꼭대기 닿거든 구만리 폭포수로 희게 돌아 오거라
서울을 위한 향두가 / 고정해

소스보기

<font color=blue> 주옥같은시어모음 김 용 호 yong ho kim 엮음 우리가 시를 읽는 것은 바로 인류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인류는 온통 열망에 휩싸여 있다 의학 법률 금용 이런 건 모두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그렇다면 시 낭만 사랑 아름다움은 왜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걸까 ? 그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이기 때문이다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 진실의 골격은 사실 허위인지 모른다. 나의 목숨건 사랑도 사실은 허위인지 모른다. 물을 찾아서 16/김윤희 * 한 항아리의 익은 술 한 권의 노래 책만 있다면 그 위에 먹고 살 빵만 있다면 그대와 함께 비록 흙담집에 산다 해도 마음은 왕의 영화보다 더욱 즐거우리라 오마르 카이얌 / 루바이야트 * 못 박힌 사람은 못 박힌 사람에게로 갈 수가 없다. 시계 풀의 편지4/김승희 * 나도 열리고 싶다. 사랑의 아름다운 세상 들기 위하여 나의 방을 여는 것처럼 나를 열 열쇠는 어디에 있나 열쇄를 찾아가지 않는 이유/백미혜 * 있어서는 안될 절망도 잃어서는 안될 희망도 어느 순간의 경계선이지 영원은 아니다. 삶 / 김용호 * 피어서는 안될 꽃이 피는 것은 눈물이요. 그대 의해 피워지는 꽃이라면 갈증이오. 사랑굿 19/김초혜 * 희망의 가장 은밀한 가시 뼈에 찔려 한 사나흘 피 흘리고 나면 달에겐 듯 별에겐 듯 조용한 기별이 오고 종생부/김명리 * 별에서 보면 사람도 빛날 것인데 사랑하면 별이 될 것인데 어딘가에 그윽이 그윽이 숨어 있을 새벽 별 같이 빛나는 사랑 죽어도 좋을 사랑 하나 있겠지요. 겨울노래/신달자 * 감사하고 있습니다. 살아 온 날 살아 갈 날 넘치는 은혜의 바다. 사랑하고 있습니다. 가는 세월 오는 세월 기도하며 드세 운 밤 겨울 나무/이해인 * 사랑아 불타고 불타 버린 후에는 무엇이 되느냐 소금/유안진 * 나날이 나는 죽어도 그대는 백 번이고 태어나라 사랑굿147/김초혜 * 차라리 내가 반쯤 죽어야 그대를 보는가 차라리 내가 온 채로 죽어야 그대를 보는가 꿈 / 유안진 * 기대와 아쉬움이 어우러진 기쁨도 슬픔도 어느 순간의 경계선이지 영원은 아니다. 삶 / 김용호 * 우리가 눈물 흘리는 동안만이라도 주는 우리를 용서하소서 이 시대의 아벨 / 고정희 * 사람아 너는 알지 서먹해진 제 영혼과 만나려고 기름 채워 등 닦는 마음을 알지 죽는 일처럼 삶이 말을 마치는 시간 모일2 / 김남조 * 제 25가 아무리 이세상의 이치를 안들 죽어서 저 세상의 수수께끼를 풀리요 살아서 이내 몸을 모르는 우리 몸 떠난 내일에 무엇을 알 수 있을까 루바이아트 / 카이얌 * 인생이란 확고함 없이 먼지처럼 여기저기 날린다 바람 따라 흩어지고 굴러다니니 영원의 존재가 아님을 알겠다. 잡시 / 도연명 * 당신의 숲 속에서 나는 도토리 만한 기쁨을 주우며 마음도 영글어 가는 한 마리 신나는 다람쥐 당신의 숲 속에서 / 이해인 * 어디까지 방황하며 멀리 갈 셈인가? 보아라 좋은 것은 여기 가까이 있다. 행복을 찾는 법을 배워라 행복은 늘 당신 곁에 있다. 경고 전문 / 괴테 * 큰 소리로 말씀치 않으셔도 가까이 들려 옵니다. 빛나는 새아침을 맞기 위하여 밤은 오래도록 어두어야 한다고, 아직도 잠시 빛이 있을 동안에 나는 끔찍이 이 세월을 아껴 써야 한다고 큰소리로 말씀치 않으셔도/이해인 * 우스개 삼아 엄마를 업었으나 그 너무 가벼움에 눈물겨워 세 발짝도 못 걸었네 우수개 삼아 전문 / 이시카와 다꾸보꾸 * 산다는 것은 어느 순간의 경계선이지 영원은 아니다. 삶 / 김용호 * 결국 안식은 흙 속에 있는 것을 모든 서운한 것들일랑 낱낱이 사랑하고 돌아가야지 이 몸서리쳐지는 외로움도 사랑해야지 낙엽 / 추영수 * 소년은 늙기 쉽고 배움은 어려우니 잠깐의 시간도 가볍게 알지 말아라 연못가의 봄 풀처럼 부푼 꿈 깨기 전에 섬돌 앞 오동잎은 가을 소리를 내도다 우성 / 주희 * 그대여 진정 맹물 맛을 아시거든 사랑은 깊을수록 슬퍼지는 병인 줄 아시거든 실어증 / 유안진 * 몇 만리 땅보다 더 캄캄한 당신의 정신의 정신 안에 닿아 적의의 차 / 강계순 * 손가락을 깨물어 피를 낼 지라도 내 심중의 한마디 전했어야 했다. 노을 / 신달자 * 내 유정한 시절 다 가는 밤에 억만 줄기의 비가 내린다. 비 / 김남조 * 당신이 제 맘대로 부는 산들바람처럼 내 마음을 흔들면 나는 갈대처럼 흔들리겠습니다 우정을 위하여 / 김용호 * 나 이제 너를 사랑하고 싶은데 이별이란 두 글자 쓸쓸한 아픔으로 남아 부질없는 자존심 사랑을 잃었구나 너를 사랑하고 싶은데 / 오세철 * 고통을 분담 할 수 있는 생의 동업자로 생각하고 한정되어 흐르는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 그런 곳에서 한동안만이라도 머물고 싶다 한동안만이라도 / 김용호 * 지금도 그와 만든 소중한 섬 하나가 어느 바다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새들의 낙원이 되어 있겠지 섬 / 오세철 * 흐르는 물도 먼지 이끼로 오염되는데 인간이야 오죽하랴 복잡한 세상살이 이제 좋은 빛깔 다 바래지고 남은 건 근심걱정 서러워도 / 오세철 * 어디 엔가 있을 나의 한쪽을 위해 헤매 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져 었다면 이제 그를 만나고 싶다 홀로서기 1 / 서정윤 * 그후로 영근 아픔마다 별이 된 것을 아픈 상처마다 반짝이는 별이 된 것을 네 눈빛과 설레임이 푸른 별이 된 것을 별4 / 김소엽 * 길은 어디에도 있고 그러나 어느 곳에도 이르지 않는다. 길 / 강은교 * 사람아 이제야 거렁뱅이 영혼을 포식케 하는 그대 사랑의 단비 내린다. 단비 / 신달자 * 삶이란 어자피 기대와 아쉬움과 기쁨과 슬픔과 절망과 희망이란 징검다리를 건너가야 하는 것이다. 삶 / 김용호 * 한 생애 걷는 것밖에는 믿을 것이 없었던 고독한 피의 내림 그것은 잠 들 수 없는 자의 눈물 이였다. 보이지 않는 제 얼굴을 찾아 들쥐처럼 헤매던 광야의 밤 캄캄한 젊음의 갱도는 늘 비어 있었고 단명의 겨울5 / 홍윤숙 * 내 마음은 한 폭의 기보이는 이 없이 시공에 없는 것 모양 걸려 왔더니라 정념의 기 / 김남조 * 아직도 사랑이라고 말 할 수 없어요 좀더 험난하게 좀더 높은 곳으로 우리가 도달 할 때까지 외롭게 걸어가는 마음이여 큰 물살로 흐를 때까지 / 김윤희 * 저마다 다른 곳의 바람에 살갗이 터 숨쉬는 우리 원무 / 황인숙 * 당신은 내 영혼에 열린 내 눈이 바라보는 최초의 새벽 사랑합니다 / 김남조 * 그대가 진정 날 사랑해야 한다면 다만 사랑을 위해서만 사랑해 줘요. 그녀의 얼굴의 웃음과 부드러운 말씨와 나와 같은 생각을 가졌다는 것만으로 날 사랑한다고는 제발 말하지 말아요.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 / e브라우닝 * 네 그림자를 밟는 거리쯤에서 오래 너를 바라보고 싶다. 꽃/신달자 * 살아감은 가장 슬픈 전설 사랑은 더욱 외로운 수수께끼 사랑 할 때에는 / 이정란 * 너도 나처럼 너의 마음의 상자가 비었을 때는 상상의 공간 어디쯤 에 날고 있을 사살의 새를 기다리겠지? 만날 수 없기에 / 김용호 * 가장 진실 된 나무 하나 자라고 있는 섬에 나는 돌아와 있다. 섬 / 신달자 * 웃으며 참으면 꽃이 된단다. 웃으며 부서지면 꽃이 된단다. 해당화 / 추영수 * 사랑으로 하여 못 견딜 두려움으로 스스로 쥐어뜯지 않게 하소서 사랑 / 안도현 * 조바심도 말며 이쪽에 있어야 저쪽이 보이듯 멀어 있으면 종내 못 잊는 우리가 되자. 사랑굿 36 / 김초혜 * 형극의 모래 먼지 눈멀게 할지라도 추운 몸 뜨겁게 달구어 화안 웃음 담고 그렇게 옵니다. 사랑은 장난이 아니기 위하여 / 김영재 * 지금 내 마음은 불입니다. 불이어서 타는 두려움을 모릅니다. 잡지 못하는 이 불길이 두렵습니다. 불길/김용택 *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 홀로 서기1 / 서정윤 * 빈방을 지키는 자물쇠의 아픔으로 만나자 이제 우리는 / 구순희 * 하나만 사랑하고 모두 버리셔요. 편지 / 문정희 * 저마다 가슴 안에 감추어 둔 뜨거운 속말을 스스로 녹은 인어를 흘리며 사람들은 깊은 잠들었다. 눈 오지 않는 나라 / 노향림 * 나는 오늘 너에게 사랑을 무 통장으로 입금 시켰다. 온라인으로 전산 처리되는 나의 사랑은 몇 자리 숫자로 너의 통장에 찍힐 것이다. 온라인 / 이복희 * 저마다 다른 곳을 향하여 머리를 두고 누워 있는 우리 원무 / 황인숙 * 멀어서 나를 꽃이 되게 하는 이여 향기로 나는 다가 갈 뿐입니다. 멀어서 나를 별이 되게 하는 이여 눈물 괸 눈짓으로 반짝 일뿐입니다. 멀리 있기에 / 유안진 * 만날 수 없기에 그리움이란 공간을 나는 사랑의 새를 이 기말 동안만은 자유를 주는 우리가 되자 만날 수 없기에 / 김용호 * 물보다 더 부드러운 향기로 그만 스미고 싶다. 비의 사랑 / 문정희 * 바람이 분다 메뚜기 방아깨비 얼려 노니는 들녘 저녁 노을 화려한데 흰머리 흔들어 저 멀리 사라져 간 기억도 없는 바람이 있었어라. 가을바람 / 오세철 *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 양푼의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며 삽살개는 달을 지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소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 노천명 * 오직 한 여인 앞에 산처럼 남고 싶다. 눈물 연가 / 나혁채 * 살아가는 과정이 단 한 장뿐인 답안지를 채워야 하는 시험의 과정임을 알게 하소서 가을의 기도 / 선미숙 * 차라리 천년 뒤 이 가을 밤 나와 함께 빗소리는 얼마나 긴가 재보고 싶다. 파초 / 이육사 * 목숨걸면 무엇이나 아름답듯이 목숨 받친 네 사랑 앞에서 무슨 논리인들 살아 남으랴 서울사랑 / 고정희 * 웬일인지 모르지만 한적한 뜰을 보면 나는 들어가 서성이고 싶어라 도둑일기 / 황인숙 * 그대 마음 안자락에 내 사랑 한 갈피 심어 놓고 새 아침 열리는 나팔을 불어요. 나팔꽃 / 추영수 * 뼈 속을 지르는 겨울 바람 타고 깊은 어둠을 헤치며 얼음보다 차가운 겨울비가 내린다 겨울 비 / 허종일 * 그대가 어디서 뭘 하든 그대의 잘못을 떠맡고 나의 짜임새 있는 삶으로 그대에게 관용을 베풀고 그대의 육체적인 노고와 정신적인 노고를 떠맡을 수 있는 마음으로 실행 할 수 있는 말들을 편지로 쓰고 싶습니다. 편지 / 김용호 * 언어는 꽃잎에 닿자 한 마리 나비가 된다. 언어는 소리와 뜻이 찢긴 깃발처럼 펄럭이다 쓰러진다. 꽃과 언어 / 문덕수 * 갈꽃 향기 선율로 피어 있다가 보내지 않아도 또 그렇게 따라 간다. 들풀로 풀꽃으로 가을 / 허종일 * 너 흘러 세상의 꼭대기에 닿거든 구만리 폭포수로 희게 돌아오거라 사랑을 위한 향두가 / 고정희 * 지금 떠나야 지체 말고 떠나야 우리는 만난다. 만나서 또 하나의 출발을 한다. 또 하나의 출발 / 신동춘 *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자연의 하나처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 도종환 *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 손을 훔뿍 적셔도 좋으련 청포도 / 이육사 * 우리의 타관은 아직 빛나는 햇살 속에 있다. 모든 것이 그렇게 약속 없이 가고 또 오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지나가는 타관의 거리였다. 타관의 햇살 / 홍윤숙 * 호수에 안개 끼어 자욱한 밤에 말없이 재 넘는 초승달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님께서 부르시면...... 임께서 부르시면 / 신석정 * 그대 한 생애를 두고 몸 씻으면 씻겨질까, 씻겨지지 않을 그것들이 다순 가슴 맞이할 수 없는 그것들이...... 가을 사람에게 / 이성부 * 나는 무작정 사랑 할 것이다. 죽어 버리고 싶을 때가 있을지라도 사랑이란 말의 위대함과 사랑이란 말의 처절함을 속속들이 깨닫지 못했기에 나는 한사코 생을 사랑 할 것이다. 사랑의 탐구 / 이승화 * 오늘도 한 권의 책으로 마음을 달래며 단 한마디의 양식을 줍기 위해 책을 펼친다. 서점에서 / 선미숙 * 희망의 산파는 절망이다. 잃어버린 것을 다시 찾기 위하여 우리 한번 더 기다림 속에 파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바 / 김승희 * 참으로 좋은 가을이다 고즈넉한 이 가을 향기를 이고 살고 싶다. 이 가을에 / 김영아 * 살 깊이 출렁이는 파도 아래 푸르게 흐르는 눈물 혼자 죽고 혼자 죽은 몇 번의 죽음도 얼지 않았다. 겨울 노래 / 신달자 * 공사장에서 별이 별 사람들이 그날 분의 아저씨의 근력을 활용하기 위해 낙서 같은 명령들을 해 대지만 그게 아저씨의 삶 전부가 아님을 기억하며 불평 불만 없이 그 명령을 이행한답니다. 공사장 나가는 아저씨 / 김용호 * 나는 노래를 들으려고 이곳을 찾는 것이다. 노래가 끝나고 잔이 비면 다시 마주 앉는 고독 겨울 나그네 / 황금찬 * 오늘의 사랑은 대체로 흐림 소나기 한차례 천둥 번개 예상됨 특히 실연의 지역엔 집중 호우 예상 곳곳에 우박 내리겠음 우리의 일기 예보 / 천양희 * 하루에 이틀씩 불면에 놓여 꿈 없이 가는 세월 나는 침대 위에 놓여 언제이고 돌아 올 절망을 안게 됩니다. 불면증 / 김성우 * 또 깎입니다. 짧아지는 내 키만큼 오그라드는 명줄 뼈 속 깊은 곳에선 머 언 숲 속의 푸르던 전설이 꿈틀거립니다. 연필 / 최영희 * 너만 이라든지 우리들 만이라든지 이것은 비밀 일세라든지 같은 말들은 하지 않기로 하세 공존의 이유 / 조병화 * 어둠의 그늘 아래 서면 나라는 존재는 어둠 속에 묻혀 버리고 만다. 이 밤의 거리의 가로등처럼 뚜럿한 색깔도 없이 말이다. 그늘 / 송명현 * 수줍은 몸짓으로 작은 기다림으로 오늘을 기다렸습니다. 봄에 쓰는 편지 / 이영미 * 어떤 한 사람을 만나도 이젠 웃을 수 있습니다. 차갑기만 했던 그대의 마음을 잊는다는 것도 그대의 행복을 위한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너를 그리워했던 날을 생각하며 / 박선애 * 나는 안다. 내 문 앞에 그가 늘 기대어 있는 것을 로망스 / 황인숙 * 스쳐 가는 바람 속에 잊는 것을 할 수 있대도 내가 소생 할 데는 잃어진 당신이다. 눈 / 김초혜 * 활짝 피기도 전에 꺾어진 한 송이 장미가 길바닥에 팽개쳐 있는데 장미꽃 / 안문주 * 흐름에서 잠시 벗어나 보면 우리는 영원토록 하나가 될 수 있으리라. 고백 / 최철식 * 바람 앞에 서서 표독스럽게 상처를 맡기고 싶다. 벚꽃 / 이희관 * 이미 건너간 사람은 건너지 못한 이의 슬픔쯤 이내 잊어버리겠지 다리 / 이해인 * 다이야 몬드에 새겨진 조각처럼 내 기억 속에 뚜렷하고 여염 하게 새겨진 사람아 연심 / 김용호 * 예상 못한 석별을 미리 유념하지 않고 나중에 있을 기쁨을 기대 했던 우리는 누굴 위해 헤어져야 합니까? 석별 / 김용호 * 무성한 잡초만 수북히 덮인 동근 무덤 위엔 생각 없는 산새 소리만 요란합니다. 며느리밥풀 꽃 얘기 / 나해록 *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후회가 없노라. 사랑이란 / 박성관 * 안개 속에는 기다리는 남녀와 기다림을 그친 남녀들이 있습니다. 안개 속에서 / 강은교 * 해 맑은 눈동자가 창이라면 그대 속 깊은 곳 살필 수가 있으려니 마음의 창 / 김남열 * 과연 서술은 사심도 선심도 모두 표현 물 이제 우리는 한 두자 새긴 장르에 시각과 관심을 기울일 때 문애서 / 김남열 * 한번 가슴에 빠져나간 마음은 헛되이 가진 않는다. 많은 한숨을 치러야 하고 끝없는 후회의 값을 치른다. 내 나이 스물 한 살 때 / 하우스먼 * 잠든 아기의 잠을 깨우지 않는 손길로 부드럽게 정겹게 서로의 손을 잡기로 하자. 낮은 목소리로 / 김후란 * 뼈저리도록 생활이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푸른 별을 바라보자. 들길에서 / 신석정 * 누가 사랑을 위해 다리를 놓겠는가 흘러가는 물과 물 숨어드는 얼굴에 누가 우리를 위해 자신의 땅을 버릴 텐가 타인의 땅에서2 / 강경화 * 그대의 빈 하늘에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차 오르는 빛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 이해인 * 사랑은 이미 이슬진 그리움이 아니다 눈부신 죄가 아니다 신록을 보며 / 유안진 * 제풀에 잠자도록 절대로 부러지지 않기로 약속을 한다 갈대에게 / 정두리 * 씻은 손입니다 다 버리고 그분께 갔을 때 허전한 빈손에 입맞춤 해 주셨습니다 씻은 손 / 김남조 * 초인종은 기다리는 사람의 몸에서 울린다 귀가 / 신달자 * 우리는 말없이 움직이고 있었지 삶이란 움직이다가 잠드는 거야 우는 건 아니 야 우는 것 같이 우리는 가끔 서로 쳐다보았지 삶 / 배경란 * 몇 날 몇 밤을 비가 오는가 바다 만한 슬픔으로 누가 우는가 저토록 줄기찬 빗발이 되게 이 세상 마지막 날 같은 우울함이여 우기의 시 / 홍윤숙 * 길은 멀다 옥수수 넘어진 밭 그늘 까진 아직 한참 가야 한다 이리로 / 강은교 * 눈물 하나로 그 더운 것을 실어 낼 수 없어 저 혼자 불이 되고 재가되는 몸 달래도 듣지 않는 몸이옵니다 말하는 몸 / 신달자 * 백지에 동그라미 그리면 그 안에 내세 상이 있다 다만 하나의 빛깔로 / 신달자 * 함께 있는 시간이 즐거운 꿈이라면 꿈을 꾸기 위해 나는 죽으련다 만날 때와 헤어 질 때 / 김용호 * 너와 나의 만남이 즐거움이라면 그 즐거움을 위해 수 천 번 해어지련다 만날 때와 헤어 질 때 / 김용호 *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진달래 꽃 / 김소월 * 하늘에서 하루의 빛을 거두어도 가는 길에 쳐다 볼 별 있으니 떨어지는 잎사귀 아래 묻히기 전에 그대를 찾아 그대 내 사람이리라 가을이 서럽지 않게 / 김광섭 *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십자가 / 윤동주 *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 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하지마 바람의 말 / 마종기 *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얼굴 / 박인환 * 기도의 순간에는 늘 목이 메입니다 허튼 말이 너무 많았음에 입을 막을 만큼 참말이 더딘 까닭입니다 작은 기도 / 정두리 * 이제 어둠은 체포 영장 그 몸의 기울이기로도 나머지 햇살을 가늠 할 수 없다. 황혼 / 김명리 * 어제의 후회와 내일의 불안 사이 오늘이란 참 어설픈 허구가 있으니 하루살이 / 김승희 * 빈 주머니 속에서도 만지작거리며 가지고 노는 슬픔 슬픔 / 신달자 * 이별이면 어때 해와 달이 따로 가면 어때 못 만나면 어때 한가지 서녘으로 잠기는 걸 서녘 / 김남조 * 실오라기 마음으로 맺어졌지요 바람이 툭툭 끊어 놓고 끊어 놓고 하지만 인연 / 김명리 *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구절 쓰면 한 구절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번도 부치지 않는다 편지 / 김남조 * 무너질 것 다 무너진 속살의 흐느낌 풀어 너의 발끝을 씻으며 너의 안에서 끝내 허물어지지 않는 집을 짖고 짖다 허문 나의 꿈을 바라보고자 한다 광야에서 / 신달자 * 세월아 얼마나 기다려야 약이 되어 주겠느냐 약 / 유안진 * 나는 교환의 가치도 없고 생산 가치도 없고 소비 가치도 없는 그리 하여 어디 가서도 교환이 안 되는 교환 불능의 순정이라는 자본만을 가진 한 마리의 저능한 바퀴벌레처럼 슬픔의 날품팔이 / 김승희 * 하늘이 못 주신 사람 하나를 하늘 눈감기고 탐낸 죄 사랑은 이 천벌 사랑초서44 / 김남조 * 우리는 외로운 두 개의 섬 처음에는 하나 이고 싶었던 두 개의 섬 두 개의 섬 / 안혜초 * 아름다운 너에게 밝게 떠오르는 너에게 아직도 남아 있는 너에게 나를 보낼 수 없을 땐 어떻게 하나 벽에다 그림 하나 그려야지 그것도 눈길로 그곳5 / 김혜순 * 마지막으로 불러 본 다음에야 더욱 사무치는 이름을 홍도 / 유안진 * 이별의 돌을 닦으며 고요하게 있자 높은 가지에서 떨어지려는 닢들이 잠시 최후의 기도를 올리듯 영원 그 안에서 / 김남조 * 눈물도 아닌 절망도 아닌 치욕도 아닌 오늘의 슬픔은 예쁘다 슬픔을 갖고 놀며 슬픔을 잊는다 슬픔 / 신달자 * 얼굴조차 잊었다 생각 수록 더욱 멀어 질뿐 빈 얼굴만 세월에 걸려 있다. 추억 / 김초혜 *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푸르른 날 / 서정주 * 어쩌다 바람이라도 와 흔들면 울타리는 슬픈 소리로 울었다. 부재 / 김춘수 *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 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이별 노래 / 정호승 * 산 까마귀 긴 울음을 남기고 해진 지평선을 넘어 간다 마지막 지상에서 / 김현승 *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을 말고 어디 내 생에서라도 다시 만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성정주 * 지금 온실을 떠나면 나는 겨울의 방랑인 겨울 나그네 / 황금찬 * 가야 할 때가 언제 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낙화 / 이형기 *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낙화 / 이형기 * 근심이야말로 분명한 행선지 삶의 공허 앞에 비석처럼 세워진 확실하고도 고마운 하나씩의 이정표 근심을 주는 하나님께 / 김승희 *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었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편지 / 김남조 * 이상하다 우리 손아귀에 잡힌 것은 모두 우리만큼 작아진다. 우리들의 두려울 만큼 인색할 만큼 풍경 / 강경화 * 그대와 나 언 살을 하얗게 내 놓고 나란히 덮은 홑이불 함께 묻혀 오래 데운 피 눈보라 / 노향림 * 아 우리의 열정을 삶아 조금씩 죽여주고 있다네 정말 마지막 살인적인 구원이야 누구의 삶인지 누구의 하수인인지 나는 모르지만 삶 / 배경란 * 비바람에 흔들리고 눈보라에 숨죽이는 그래서 더 질긴 잡초 생명 잡초 / 선미숙 * 그리다 해를 닮아 꽃이 되어 버린 그 사연으로 정녕 사랑하는 나의 님을 맞고 싶다. 님의 행복 / 박성관 *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투명하면서도 질긴 삶 자신에 대한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아슬아슬한 일인가? 살면서 / 김용호 * 끝없이 서로를 그리워하며 우리는 타인의 땅을 떠돌고 있다. 타인의 땅에서 2 / 강경화 * 종교의 계절은 깊어만 갑니다. 그대 나에게 종교가 되고 말았습니다. 11월 / 유안진 * 어둠이 바다에 선율 되어 흔적조차 희미해진 태양은 외로움에 길들여진 빨간 석류의 진실 노을 / 이종승 * 흐름에서 잠시 벗어나 보면 우리가 영원토록 하나가 될 수 있으리라 고백 / 최철식 * 목이긴 사슴 먼 산 보듯 먼 곳을 바라보아야 한다면 당신 계신 곳 바라보겠습니다. 향수 / 김용호 * 기대하지 않게 하소서 저희는 불현듯 그리워지나이다. 목마른 자가 샘을 파듯이 버린 두레박에 맑은 물이 고이듯 늘 메마르게 하시고 뜻하지 않게 채우시는 이여 기도문2 / 강경화 * 지금은 오라 해도 아니 오실 이 지금은 간다 해도 오라 아니 하실 이 그런 당신과 나는 만남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 김용호 * 지는 꽃의 아픔을 누가 알겠는가 그 절정의 달가운 도취에서 떠나가는 아 떠나가는 내 이별의 아픈 낙조 가을 언약 / 신달자 * 끈적끈적 피부에 묻어 나는 하룻밤 흔적 지우며 잘 포장된 미련 겨드랑에 숨긴 채 흑암의 자식들 젖은 몸 구부려 덜고 있구나 일출 / 최봄샘 * 사랑이 만일 그대들에게 손짓하거든 거기에 따라 가시오 그 길이 비록 험하고 괴로울 지라도 사랑의 날개가 그대를 품을 때는 거기에 안기시오 날개 속에 숨긴 칼이 그대를 삼킨다 할지라도 사랑이 그대에게 말 할 때에는 믿어 주십시오 명상 / 갈릴 지브란 * 어쩐지 정류장마다 누군가 떨군 한 페이지가 펄럭거린다. 그것은 영영 읽혀지지 않고 정차 표 밑에서 어린 수녀처럼 여백 / 황인숙 * 나만 흐르고 너는 흐르지 않아도 나는 흘러서 네가 있는 곳으로 간다. 사랑굿 33 / 김초혜 * 남겨 주신 노래는 아직도 맑은 이슬 코스모스 / 이해인 * 당신으로 인해 부디 나의 이름이 쓸모 있게 하십시오 사랑합니다 / 김남조 * 더 작아지지 않는 몸 바늘구멍에 디민다 비계 살을 빼야 한다 더욱 또렷해지는 의식 연습 / 최봄샘 * 당신의 삶을 내가 살 수 없고 내 삶을 당신이 살수는 없지만 당신의 아픔을 내가 고통받아야 하고 내 아픔을 당신이 고통받아야 한다고 우리 슬퍼하지 맙시다. 우리가 사랑하는 동안 / 김용호 * 닿으면 타서 죽는 고압선의 불길로 이 밤 너에게로 흘러가고 있다 겨울 연가 / 신달자 * 삶은 언제나 은총의 돌층계의 어디쯤이다 사랑도 매양 섭리의 자갈밭의 어디쯤이다. 설일 / 김남조 * 저는 단지 이 까닭에서만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밤에 뭘하면서도 낮에 일을 하면서도 틈 나는 대로 음악을 듣는 답니다 음악 / 김용호 * 거리에 남아 있는 슬픔이 좌판 대에 진열되고 잠들지 못하고 돌아와 누운 이젠 없는 생명의 불꽃입니다 불면증 / 김성우 * 당신은 내 생에 그어진 가장 정직한 하나의 선 그리고 내 생에 찍혀진 가장 완벽한 한 개의 점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 이해인 * 하늘은 왜 우리에게 햇살과 함께 자유를 주었는가 흐름에 대하여 / 문정희 * 밤새 허연 이빨 깨물며 이 세상 모든 먹물 다 마시느라 허공을 쥐어뜯으며 뒤틀리던 바다는 지금 옥동자를 낳는다 일출 / 최봄샘 * 밤하늘에 심는 눈물겨운 사연들이 목련의 울음으로 피어나게 하소서 기원 / 김용현 * 조화롭게 숲을 이룬 산과 보석보다 찬란하게 장엄한 암산을 사공이 노 젓는 나룻배가 오 가고 들판에 아이들이 즐겁게 논다 구름 / 안문주 * 그대가 있는 곳에 이렇게 와 보니 좋은 걸 아직 가지도 않았는데 또 오고 싶은 곳 아쉬움 / 김용호 * 나는 완벽한 그리움이 있어 좋다 내일도 오늘처럼 해와 달이 운행하는 하늘 아래 산 속에 많은 이름 모를 새들처럼 작은 입술 모아 휘파람을 불며 그리움을 노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움 1 / 김용호 * 멀고 서름한 당신의 눈매가 나의 별이 될 줄은 몰랐다 편지 4 / 김초헤 * 우리들 마음은 자주 바다를 떠나온 갈 메기 같은 향수에 젖어 여름 나그네 / 홍윤숙 * 품어 안고 쓰러질 수 있는 것은 적개심뿐이다 바람 5 / 강계순 * 그리움을 버리려 더 그리운 곳으로 떠난 그대여 거침없이 부르며 오라 하산기 / 강경화 * 쓰러져 눕는 바람 한 자락도 한 개씩의 파편을 숨기고 있다. 사랑이여 / 강계순 * 나는 별들의 성그레 한 주시 속에 조건 없이 주어 버린 마음을 안타깝게 생각하지 않고 없듯이 는 말고 잊기 위해 애쓰며 이제는 기대를 해도 될 아름다운 인연을 위해 서로를 위해 기도하렵니다. 석별 / 김용호 * 누가 저토록 크낙한 이름을 외치며 떠나가는가, 다가설 수도 물러 날수도 없는 거리를 두고 끝없이 마지막이라고 말하면서 떠나가는가 오신 곳이 어딘지 모르는 철길 / 문정희 * 나는 안다 내 문 앞에 그가 늘 기대어 있는 걸 로망스 / 황인숙 * 소설 같은 공백이 저립 된 순간 펜대를 움직이며 대상 없는 사연을 써 내려가는 내 모습을 누구에게 인가 보여 주고 싶다 대상 없는 사연 / 김용호 * 어디로 가는 것일까 저마다 바이블을 옆구리에 낀 채 생사의 현기증을 아프도록 배어 물며 우리는 모두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간이역 / 김명리 * 그러면 가을 너는 남아 또 다른 타관의 빈 가슴을 적시 우리라 가을이 왔다 / 문정희 * 네가 내 옆에 있으면 나는 네 빈자리 같다 빈자리 / 김선영 * 종이 한 장 잘못 끼어 벽이 되고 담이 되어 해를 보내며 / 안혜초 * 떠나 보내며 어쩌면 외로울지 모르는 나의 그대여 나는 새 가되 그때 만나자 사랑굿21 / 김초혜 * 약속도 없이 태어난 우리 약속 하나 지키며 가는 것 그것은 참으로 외롭지 않은 일입니다. 편지 / 문정희 * 우수수 우수수 혼자서 마르는 풀잎이 제 몸입니다 겨울 풀잎 / 노향림 * 시시하고 미미하고 지지하고 데데한 비극이다 하지만 어쨌든 이 물을 건너 갈 수밖에 없다 맞은 편에서 병신 같은 죽음이 날 기다리고 있다 할지라도 비극 / 최승자 * 오 마침내 아름답게 번득이는 한 촉의 화살 되어 바람을 가르고 곧바로 그대에게로 가는 속력이 되었네 대장간에서 / 강계순 * 집을 생각하는 나그네들은 잠이 깊건만 집을 생각하지 않는 나그네들은 잠을 잃었다 여수 / 홍윤숙 * 이대로 시간이 못을 박아 주면 이 마음 영 이처럼 있겠지 인생은 하나의 참회 낙엽은 쌓여라 / 김남조 * 얼면서 커 가는 질긴 꿈 하나 지키기 위하여 까마득히 먼 뿌리에 전신으로 기대고 있었음을 동반7 / 강계순 * 어느 만큼 가다 보면 낯선 신발 하나로 우리의 길이 떠돌고 있는 것이 보이지 않으랴 물위의 신발 / 김승희 * 아무도 보태 주지 않아도 외로운 생리인 듯 그리움이 차면 달이 뜬다 겨울 연가 / 신달자 * 언젠가는 모두가 쓸쓸히 부서져 갈 한 잎의 외로운 혼임을 바다여 당신은 알고 있는가 바다여 당신은 / 이해인 * 기억하리라 암암한 밤중에 성냥 골 한 개비를 그어 댄 사람 고별 / 김남조 * 스스로 열쇠가 된 사람들이 제 몸을 비틀면서 겪는 사랑의 금빛 통증 나를 가두고 있는 문들이 내 몸의 열쇠로 환히 열리고 있다 열쇠를 찾아가지 않는 이유 / 백미혜 * 오랜 아픔의 장소인 가슴이여 묻노니 그대 어느 때부터인지 가만히 누르면 손끝에 울려오는 소리 영원히 잃어버린 첫눈 내리는 소리 오랜 아픔의 장소인 가슴이여 / 배경란 * 흔드는 손을 알고 있다 우리가 어느 날 바다를 떠나 올 때 새벽의 여명이나 낙향의 노을을 우리가 모두 뿌리 없이 흘러가는 물결이며 시시로 부서져 가는 포말임을 서로는 아는 것이다 바다를 위한 메모 / 홍윤숙 * 다만 우리가 끝났을 때에야 우리 삶의 밑둥우리에서 새 아기 울리는 힘을 볼 것이네 서울 사랑 / 고정희 * 물러나서 보이지 않는 곳까지 기차는 나를 끌어다 줄 것이고 나는 가차없이 일어나 걸으며 부푼 햇살 속으로 흔적 없이 섞이어 해어질 것이다 기차를 타고 / 정두리 * 아아 다른 일은 모두 끝내고 지금은 슬픔에 내가 바쁩니다 별후 / 김남조 * 사랑과 눈물과 절망은 뒤에 처져서 더 충실히 절망케 하라 새벽 산책 / 신달자 * 텅빈 공간 양면에 가죽옷 입고 개미허리 같은 가냘픈 허리를 가진 너 각양 각색 소리의 조화를 만들어 내는 너는 마술사 아닌 소리사 장구 / 김영아 * 아름다운 꿈과 소망이 있는 한 너는 금전적으로 계산 할 수 없는 행운의 여신이 너를 행복하게 할거라는 확신을 갖고 살아라 자신에게 주는 말 2 / 김용호 * 언덕 밑에 살포시 내려앉은 햇살 작은 연못에 향긋한 아침 향기 시골 풍경 / 오세철 * 꺾어 버린 꽃잎을 감추고 검게 탄 순정을 가리고 가슴 빈 황제들을 위해 오늘도 검은 색의 융을 친다 밤 색시 / 선미숙 * 아름다운 세상을 눈물 나게 하는 눈물나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그대 / 정두리 * 마지막이라 하지 않고는 산다고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할 수가 없다 소곡 / 김초혜 * 어디선가 조용히 끄덕이며 문을 닫는 내가 있다 쓸쓸한 눈매로 잠잠히 지켜보는 당신이 있다 누군가 이 겨울에 / 홍윤숙 * 인간이라는 가난한 이름에 고독도 과해서 못 가진 이름에 울면서 눈감고 입술 대는 밤 가난한 이름에게 / 김남조 * 네가 네게로 오는 거리와 내가 네게로 가는 거리가 다르듯 내가 네 곁에 머물다 돌아서는 시간과 네가 내게서 떠나가는 시간이 같지 않다 속 벽암록 14 / 신동춘 * 기도는 나의 음악 가슴 한 복판에 꽂아 놓은 사랑은 단 하나의 성스러운 깃발 민들레의 영토 / 이해인 * 나이 삼십이 넘으니 이제 보이는 것 모두가 재 개봉관 같애 사랑도 미움도 번뇌마저도 재 개봉관 / 김승희 * 우비 잃어 내 가슴 젖는 날은 젖은 그대로 너의 꿈속 지리한 장마로나 가리 폭우 / 김명리 * 네 그림자를 밟는 거리쯤에서 오래 너를 바라보고 싶다 꽃 / 신달자 * 날이 저물어 가듯 나의 사랑도 저물어 간다 사람의 영혼은 첫날부터 혼자이던 것 사랑도 혼자 인 것 저무는 날에 / 김남조 * 찬비에 젖은 꽃잎이거나 마른 잎새거나 모두 제 무게만큼 지는 소리와 흔적이 있음을 해남 연서 / 김경미 * 사랑이 떠난 후에 알게 모르게 허물어진 몸 조각 달 / 유안진 * 견뎌 낸 슬픔도 지나고 못 견딘 슬픔도 지나고 모두 물처럼 흘러갔는데 이 바람 속에 / 김남조 * 세상에서 가장 고운 것은 하얀 반창고를 만신창이로 붙인 내 사랑 내가 찾는 별은 / 김승희 * 삶은 차례를 잇는 해후 이별 또한 해후 오늘은 이별과 만나고 있다 전혀 말도 없기론 첫 만남이다. 연금술 / 김남조 * 인연 비록 엇갈린 길목이었다 해도 걷고 걷다가 가랑잎으로 누우리라 남산 길 / 유안진 * 창가에 흐르는 빗물은 내 맘속에 눈물인가 은행 이파리 팔랑 날아와 창가에 부딪친다 이 비 그치고 나면 추위가 이 도심을 찾아 들겠지 삶 / 김영아 * 아픔을 안고 숨져 간 커피 색 낙엽 위로 치적 비가 내린다 겨울비 / 오세철 * 누울 곳 없는 바람이 앙상한 가지 끝에 휘파람만 걸어 놓고 지나간다 만추 / 선미숙 * 매일매일 나를 운 지 십 수년 저 세상 것까지 이 세상에서 다 울어 버린대도 눈물은 또 그리움일 것인가 사랑굿 159 / 김초혜 * 다 쏟아내고 형체도 없이 맑은 향기로 운명으로 서로의 살 속에 스며 가는 한 방울의 물 한 방울의 물 / 신달자 * 아아 까맣게 잊고 싶은 내 모든 것을 잊어버리기 위하여 거리를 헤맨다 건망증 / 유안진 * 당신을 나의 누구라고 말하리 나를 누구라고 당신은 말하리 마주 불러 볼 정다운 이름도 없이 잠시 만난 우리 오랜 이별 앞에 섰다 후조 / 김남조 *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고독한 남자를 만나지 못해 나 쓰일모 없이 살다 갑니다 이 넓은 세상에서 한사람도 고독한 여인을 만나지 못해 당신도 쓰일모 없이 살다 갑니까 가난한 이름에게 / 김남조 * 전생의 업을 다 씻지 못해 돈번 사람 돈으로 갚고 힘센 사람 힘으로 갚아라 나는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으니 눈물로나 갚아야지 죄 / 선미숙 * 떠나자 퇴색됨의 서글픔 안고 떨어진 낙엽 달래러 가을여행 / 선미숙 * 남쪽에서 다가올 향훈 속에 껍질로 사 매여 있는 속살을 움직이는 그대가 살아 있는 소중한 생명이라면 몸을 비벼 껍질을 째고 새 삶을 추구 할 수 있도록 그대 원하는 몸짓에 이 몸 거저 맺기겠습니다. 흙 / 김용호 * 그대를 이렇게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걸 아직 고개도 돌리지 않았는데 그저 한정 없이 바라만 보고 싶은 내 마음을 그대는 아는지 ? 아쉬움 / 김용호 * 형태도 없는 황홀한 사랑을 받았기에 내게 더욱 더 그러하나 봅니다 그대는 나의 등대였고 그대의 나의 샛별입니다 그리움 2 / 김용호 * 그러나 모든 기억하는 자들의 머리 위로 밤은 오고 나는 나의 별에 잠시 걸터앉아 흘러온 길과 흘러갈 길을 바라본다 시간 위에 몸 띄우고 / 최승자 * 만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우리가 물이 되어 / 강은교 * 겨울밤 우는 추위에 기나긴 말없는 어둠은 시작 되도다 어떤 겨울 밤 / 배경란 * 살아온 만큼만 기다리기로 해요 세월이 그냥 지나치기로소니 흙에 심은 뿌리 죽는 법 보았나요 박흥숙전 / 고정희 * 꿈에도 보듬지 못하는 우리 사랑 그대여 어느 길로 들어야 마주칠 것인가 그대여 자꾸 작아지고 있다 우리의 저울대는 기울고 기울어 이제는 수평을 이룰 수는 없는 것인가 바라 볼 수 없는 나의 님이여 비가 / 신달자 * 내 마음 왜 이러느냐 한 줄기 바람에도 꽃보다 예민하게 뒤집히고 끊임없이 이는 아황빛 먼지처럼 사로잡히니 내 마음 왜 이러느냐 / 배경란 * 어머니 일출의 바다는 또한 일몰의 바다임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님이 오실 그 바다에서 당신을 만나겠지요 편지 / 이해인 * 사랑은 착각일까 야망도 허깨빌까 눈물 안경 쓰고 보면 사는 죄 죄다 허깨비 노름 허깨비 / 유안진 * 그의 속마음이 하찮은 부분에서도 빛나고 있는 전시장에서 보면 되돌릴 것은 내 그림자뿐이다 소품 / 정두리 * 사랑이 나로 눈멀게 하는 밤엔 세상은 오직 한 빛깔 면사포 부신 눈빛 이 꿈결에서는 천벌 받을 일마저도 축복 받아 마땅할지라 눈 내리는 밤 / 유안진 * 둘은 서로 맹렬하게 병을 옮기는 입맞춤을 나누며 그것을 사랑이라고 혹은 운명이라고 부르고 있구나 꿈꾸는 병 / 김승희 * 쌓아 버린 육신의 기름 덩어리 억지 육수로 뽑아 내며 도심 속의 낙원 위를 허무가 달린다 또 다른 풍경 / 선미숙 * 너무 행복한 웃음에도 너무 기막힌 슬픔에도 파도는 쉼 없이 춤을 춘다 파도 / 선미숙 * 치악산 껴안고 몸부림하는 저 안개 온 밤 내내 어두워도 부족한 아쉬움인가 원주 땅 / 오세철 * 입술 깨물며 삭이는 운명 잊고저 눈감아 돌아서면 무성한 그리움 비밀의 꽃 / 오세철 * 어느 날 갑자기 백발과 동무해서 콧잔등에 날렵하게 앉아 나와 친구 하잔다 돋보기 / 김영아 * 소녀야 오늘밤은 어디서 잠을 잘라노 회색 가면 화장 긴 머리 가발 벗어버리고 솜털 보송 한 홍안 얼굴 세라복 교문으로 가야지 않겠니 소녀의 방황 / 김영아 * 사는 게 서럽고 버거울 때마다 마른 삭정이 같은 가슴에서 한 사람을 생각한다 해빙 / 김영아 * 따라오지 마라 따라오지 마라 내 꿈의 집엔 네 자리가 없다 어둠의 노래 / 신달자 * 나는 끝낼 수 없는 한 장의 편지를 이 밤에 쓴다 편지 / 홍윤숙 * 해어지는 연습 없이 사랑했는데 너와 내가 목메어 돌아서는 길목 이별은 기도의 출발 이별 소곡 / 이해인 * 숱한 남성을 짝 사랑한 후에 가을 수풀 되어 버린 내 머리 터럭 흙먼지 날리는 사막 같은 가슴 그 어디쯤서 그대는 발견되었는가 청년 그리스도께 / 유안진 * 하나의 아름다움이 익어 가기 위해서는 하나의 슬픔이 시작되어야 하리 하나의 아름다움이 익어 가기 위해서는 하나의 그리움이 시작되어야 하리 미완성을 위한 연가 / 김승희 * 혼자 흘러와 혼자 무너지는 종소리처럼 온 몸이 깨어져도 흔적조차 없는 이 대낮을 고독 / 문정희 * 어디에 있느냐 나쁜 사람아 이 마음은 바늘과 실로 기워 낼 재간이 없구나 바느질 / 유안진 * 견디고 견딘 그 나머지의 피곤 오늘은 안식을 불러 주시고 편안한 긴 잠에 사랑도 쉬게 하옵소서 아베마리아 사랑도 쉬게 / 김남조 * 백지 한 장 보냅니다 열흘 밤 열흘 낮을 마주하던 백지 점 하나 찍지 못한 이 마음 보냅니다 편지 / 신달자 * 아침 태양은 머슴아이 계집아이 머리 쓰다듬다 쉬엄쉬엄 논둑을 걷는다 원주 땅 / 오세철 * 하늘이 흰머리라도 잘라 내는지 종일 싸락눈만 흩날리고 일흔 넘은 외상 쟁이 할머니 또 빈손으로 염색하고 갔을 뿐 벌써 일주일째 빗도 가위도 솜씨도 모두 녹이 나겠네 늙은 미용사의 하루 / 김경미 * 살아 보고 싶어라 무엇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무 것도 아니 되기 위하여 동상 / 유안진 * 떠난다는 말은 사랑한다는 말 보다 더 친하다 떠난다는 말은 떠나지 않아도 마음을 가르는 칼인 것을 안다 탈출의 노래 / 신달자 * 여인이여 우리 생애에서 가장 쓸쓸한 시간이 언제 올지 모른다 씻은 구슬 같은 마음 밭에 하나의 사랑만이 있는 대로의 깊이로 길들인다면 그 사랑을 누구에게 주겠는가 마지막 장미 / 김남조 * 누구에게나 한 때는 춥고 어두웠다 빈 내장을 흔드는 바람소리와 빈혈과 아무 것도 내 것은 아니었다 대개 잘 흐르는 강가 음악실 구석 자리마저도 어린 시절 / 구순희 * 저희는 그 무엇이고자 하나이다 날마다 헛된 이름 아래 사라져 가면서도 이처럼 아름답게 설레이며 그것이 영원히 헛되지 않기를 바라느니 기도문 2 / 강경화 * 절벽엔들 꽃을 못 피우랴 강물 위인들 걷지 못하랴 문득 깨어나 스물 다섯이면 쓰다만 편지인들 다시 못쓰랴 비망록 / 김경미 * 여인들이 어울리는 감미로운 낭만이 흐르는 뱃 사장에 모래가 발목을 붙들 듯 한 꼭 그런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간이역에서 기적 소리를 울리고 떠나는 기차같이 못내 아쉬움을 남기고 떠난 어떤 이별로 인해 비대해진 아픔을 견디면 살아 본적도 있습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 김용호 * 내가 여는 만큼 더 앞서 너는 열려지고 내가 가는 만큼 더 앞서 너는 깊어지니 그대여 우리의 바닥은 우리 가슴 안에 있다 늪 / 신달자 * 내 안에는 세계 지도보다도 더 많은 길이 있어 악몽 / 문정희 * 두 팔에 집채같은 밤을 함께 안아요 어디서나 우리들의 언어는 빛이었어요 사는 법 6 / 홍윤숙 * 날마다 사랑함은 날마다 죽는 일임을 이 또한 적어 두게 해 다오 밤 편지 / 김남조 * 사랑이란 글자가 아직도 주어가 되느냐 ? 자리를 바꾸어 놓아도 목적어가 되느냐 ? 추위 / 유안진 * 한 서 너 번 산부인과에 가본 여인들은 알 것이다 우리들의 옷이 결국 무엇 이였던가를 산부인과 / 김윤희 * 그래도 나는 못 버린다 먼지뿐인 사랑 모래뿐인 시 애가 / 김명리 * 가출을 할까 출가를 할까 이것은 나의 영원 한 테마이다 평화일기2 / 김승희 * 미처 사랑까지 못 가서 꺼져 버리는 용기 없는 바람 무늬 그처럼 물거품 / 유안진 * 고통이여 그대와 나는 부부가 되고 싶습니다 이러한 그대와 나이기에 산다는 것은 자꾸만 범죄의 욕망을 닮아 가지 않습니까 시계 풀의 편지 2 / 김승희 * 눈 오는 구석에 홀로 서 눈과 함께 녹아 그대 가슴에 내 모습을 새기고 싶다 눈 / 김초혜 * 창문을 여시고 그대는 내 가슴에 손을 넣어 물을 퍼 내셨습니다 도망하고 싶어 집을 나서면 그대는 어느 곁에 슬며시 다가와 창문을 여시고 내 가슴 속 물을 길어 가셨습니다 사랑에 관하여 / 김혜순 * 나의 눈물이 그대의 눈물을 마시고 나의 슬픔이 그대의 슬픔 모질게 짓밟아라 행자의 노래 / 김윤희 * 아 한 목에 그대를 다 품을 수 있는 씨앗으로 남고 싶습니다 그대 / 정두리 * 사랑이 떠난 후에 알게 모르게 허물어진 몸 조각 달 / 유안진 * 내 육체와 정신의 어느 틈서리에 펄럭이며 피어나는 이 불씨는 무엇인가 애가 / 김남조 * 내가 그 누구의 굳은살을 뚫고 파릇이 돋아날 것만 같아요 돌아오는 길 / 황인숙 * 나는 마음 착한 소녀처럼 인내라는 험준한 여인을 섬겨 왔습니다 하나의 약속을 / 홍윤숙 * 사랑에도 꿈에도 난 늘 낙제를 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삶은 더한층 눈부시고 내 것이 아닌 연인을 바라 볼 때처럼 울고 싶도록 더욱 다가들고만 싶은가 낙오 / 김승희 * 너는 내게 있어 흐르는 물이 아니었다 소용돌이였다 그래서 나는 네가 좋다 시간2 / 문정희 * 짙은 외로움의 멍울이 가슴께 까지 바다 빛으로 물들어 가는 / 내 마음의 깨울 수 없는 들녘 내 마음 들녘 / 노향림 * 그대를 조금씩 단념하면서 적막을 보태어 살다가 보면 설움도 나를 놓아주리니 사랑굿 111 / 김초혜 * 누구를 사랑한 일도 없는데 봄이면 꼭 실연을 당한 것만 같아/ 정말 두려운 건 삶이란 꼭 언제나 반듯이 어제의 무덤 위에서 살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지 재개발 지역에서 / 김승희 * 한 마리쯤 쥐도 새도 모르게 처치할 수도 있다 쥐가 새가 다 안다 하여도 그까짓 것쯤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신생대에 속한 사람 / 김승희 * 오래 기다린 목소리끼리 가장 따뜻한 빛으로 하나를 이루고 불신이 없는 풀의 이름으로 만나 우리는 강물처럼 흐르며 가자 이제 우리는 / 구순희 * 야윈 어깨 위에 야윈 어깨 위에 한 장 가랑잎 같은 당신의 손길을 얹어 주소서 가을의 기도 / 홍윤숙 * 우리에게 하기 어려운 말이 생긴 것은 아무래도 정직하지 않다 함을 뜻하는 것일 게다 봉함 엽서 / 정두리 * 삶의 여정이 너무 힘들어 사슬 같은 인연들을 잘라 내고 적토마 타고 떠나고 싶다 질기디 질긴 질경이 같은 삶은 내 끝없는 노력과 눈물을 바쳐도 대답이 없으므로 도피 / 김영아 * 한해가 다 가는 여기쯤에 지난날들을 주름 잡아 놓고 다사 다난했던 기억들을 오색 구슬에 엮어 기억 저편에 묻어 두고 싶다 그리움 / 김영아 * 무질서 한 사고와 잡념들이 묻혀진......그저 불빛만이 스쳐 가는 검은 파도를 숨소리로 잠재운다 꿈의 바다 / 오세철 * 우리가 뿌려 놓은 꿈들은 허공을 떠돌기에 더 소중하고 쉽게 잡히지 않기에 모두가 꿈을 꾼다 허공 / 선미숙 * 하루가 저물 듯 우리의 삶 이렇듯 저물어 갈지니 사랑하는 사람아 저무는 두마음 노을로나 타올라 그대와 섞이고 싶어 연심소묘 / 신달자 * 멎지 않는다 당신을 향한 나의 그리움 줄지 않는다 당신을 향한 나의 배고픔 우리가 시간의 허리를 동여맬 수 없는 까닭은 우리의 손목이 가는 탓이 아니라 나의 시간이 당신 없는 곳에서만 가고 있기 때문에 나의 시간은 / 김명리 * 저처럼 종종 걸음으로 나도 누군가를 찾아 나서고 싶다 비 / 황인숙 * 애인이여 그대 옆에 무심히 지나치는 사람 그대 옆에 무심히 떨어지는 낙엽 내 무엇으로 그와 바꾸랴 거리에서 / 신달자 * 세상에서 제일 추운 무덤 가에 허리 구부리고 피어 있는 할미꽃의 둘레/ 이곳에 이르면 언어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꽃이란 이름은 또 얼마나 슬픈 벼랑인가 할미꽃 / 문정희 * 바람 불면 들풀처럼 낮게 누워요 아 그리고 혼만 깨어 혼만 깨어 이 겨울 도강을 해요 사는 법 2 / 홍윤숙 * 눈물은 눈에서 흐르는 게 아니었다 마음에서 흐르는 게 아니었다 눈물은 살이 녹아 몸 전체에서 흐르는 것이었다 눈물 / 신달자 * 추억은 영원히 말 할 게 못된다 너와 말 할 게 못된다 비밀의 노래 / 신달자 * 네 이름에 이어진 건 여기 잠들어라 가을의 가슴 안에 쉬어라 가을 잠 / 김남조 * 그대 내게 오지 않음은 만남이 싫어 아니라 떠남을 두려워함인 것을 압니다 사랑굿 1 / 김초혜 * 나는 주로 사랑의 힘으로 살아가지만 때로는 미움의 힘으로도 더욱 잘 살아간다 물을 찾아서 15 / 김윤희 * 차라리 죄 하나 못 벗을 죄 하나 가슴에 짖고 마지막 목숨을 파계하는 꽃으로 질까 파계 / 홍윤숙 * 수많은 사랑 버린 뒤 사랑은 온다 수많은 믿음 버린 뒤 믿음은 온다 사랑의 폭력 / 천양희 * 사랑하는 게 어떤 가고 묻는 다정한 이여 확실하게 알지 못함으로 해서 생겨지는 오해의 덫 덫의 해만 없다면 야 사랑 하는 거야 해를 보내며 / 안혜초 * 아름다움은 갈갈이 찢어지고 나는 살고 있는 것입니까 나는 견디고 있는 것입니까 묵상 7 / 천양희 * 떨어져 뒹구는 아픔 위에 짓 밟혀야 하는 고통을 안고서 파라다이스를 향해 오늘도 붉은 색의 가면을 쓴다 밤 색시 / 선미숙 * 없어서 못 나누는 세상이 아니라 있고도 나눠 가지지 않는 세상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그는 누구인가 ? 불쌍한 시인의 최후 1 / 김용호 * 오래 소식 전하지 못해 죄송했습니다 실낱처럼 가볍게 살고 싶어서 였습니다 아무 것에도 무게 지우지 않도록 비망록 / 김경미 * 이제 나 다신 너 없이 살기를 원치 않으마 진실로 모든 잘못은 너를 돌려놓고 살려던 데서 빚어졌으니 네 이름은 고독 고독 / 김남조 * 죽어서도 떠나지 못하는 그리움의 질긴 밧줄 평강공주 / 강계순 * 남은 말이 있다 어느 얼음 진 최종의 날에까지 독 묻은 버섯처럼 곱고 슬프게 눈떠 있을 네게 못 다준 목숨의 말 한마디 남은 말 / 김남조 * 하루살이처럼 불 속에 뛰어들거나 죽음인 줄 알면서 눈 딱 감고 열 옥의 거센 불에 몸을 던져 볼거나 사랑 / 신달자 * 만남이 이별이 되어서야 영원한 것을 / 잠시 왔다가 안개처럼 사라져도 이 땅에 남는 것은 사랑 한 줌 사랑 한 줌 / 김소엽 * 한 빛으로 모였다가 다시 흩어지더라도 지난 흔적으로 만나자 이제 우리는 / 구순희 * 우리들 속마음 속사정도 때로는 이렇게 바꿔 타며 사는 건데 지하철을 타다가 / 유안진 * 너의 이름 부르면 길이 열린다 / 유일한 나의 삶은 사랑하는 것 죽는 것 부활의 아침 / 이해인 * 그대 증오 비정의 독이 저 비같이 나를 찌를 지라도/ 달디단 사랑의 흰 젖같이 녹이리라 비 / 배경란 * 눈을 감으면 화안히 떠오르는 이가 있습니다/ 꼬옥꼬옥 입을 다물어도 입안에 감도는 간절한 이름이 있습니다 묵도 / 유안진 * 이 슬픈 오른손으로 나 여기 살아 오늘 무엇을 더 적으랴 이사가던 날 / 김승희 * 갯벌의 부드러운 조직체 같은 닿아도 상처가 되지 않을/ 사랑 할 사람 하나 만나기 위해 약속 없이 먼길을 왔다가 못 만나고 / 정직 한 아쉬움만 남겨두고 바람처럼 그냥 갑니다 무작정 / 김용호 * 우리들 한 번쯤 바람이 되어 바람처럼 부서지고 싶었던 꿈을 보아요/ 처음 배운 사랑 이예요 사랑의 미친 바람이에요 밤새는 줄 모르는 늦바람이에요 11월의 바람 / 홍윤숙 * 내가 너를 만나기 전에는 나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다만 하나의 형체 일뿐 너를 만나서 / 김소엽 * 못내 춥고 그리운 날엔 사람 하나 지어 눈맞춤 하리라 눈사람 / 유안진 * 우리는 무엇입니까 늘 앞질러 사랑케 하실 힘 덜어내고도 몇 배로 다시 고이는 힘 그대 / 정두리 * 죽음을 죽어 보고 싶게 하고 사랑을 사랑하게 하고 괴로움을 괴로워하게 하고 죄를 죄 되게 한 대신 젖은 눈을 한번만 주십시오 편지 6 / 김초혜 * 보이는 이 없어도 함부로 살아 버릴 수 없는 나의 삶을 확인하여 단추를 다는 이 시간 단추를 달 듯 / 이해인 * 어쩌면 아버지 받침대를 잃고 담쟁이덩굴이 밑으로 자지러드는 건 그곳에 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추락은 가벼워 / 황인숙 * 긴 세월의 동안 곁 하여 주어서도 긴 세월의 끝까지 곁 하여 줄 것이어서도 아니다 지금 만났기 때문이다 네가 오지 않으면 내가 없기 때문이다 밀회 / 신동춘 * 모두들 나에게 숙제를 내주고 있다 이별하는 사람은 이별의 숙제를 미워하는 사람은 미움의 숙제를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의 숙제를 평화 일기 4 / 김승희 * 죄를 정화하며 사랑하는 지혜를 촛불은 알 거야 죄와 사랑이 피와 살처럼 짝지어진 사람의 숙명을 촛불은 민망히 여길 거야 촛불 11 / 김남조 * 그저 그의 기운이 다할 때를 그의 기분이 풀릴 때를 기다리면 되리라 내가 참아 내면 되리라 소서 / 정두리 * 사람은 사람을 기다릴 것이 아니요 사람은 사람을 기다리게 할 것도 아니옵니다 기다리는 밤 / 김남조 * 울고 사랑하고 불타오르고 한탄하는 아아 인생은 위대한 예술 파도를 보며 / 유안진 * 누가 저 어둠 뒤에 숨어 꽃들의 희망을 흙으로 덮고/ 다시 하얗게 바랜 새벽의 시체를 널고 있는가 하지제 / 홍윤숙 * 오늘은 어제보다 죽음이 한치 더 가까워도 / 평화로이 별을 보며 웃어 주는 마음 별을 보며 / 이해인 * 대답하지 말아라 사라지는 것을 사라지는 것으로 놓아 보내라 파도는 부서지고 안개는 녹는다 파도는 모래밭 이상을 올라오지 않는다 바람의 대답이여 / 김선영 * 구르기로 작정하면 한없이 굴러가지만 그러나 육체는 흘러가도 마음은 흘러가지 못하며 무제 1/ 최승자 * 나는 이미 깊은 슬픔에 길들어 이제 그 없이는 그래요 나는 보석도 아무 것도 아니 예요 보석의 노래 / 문정희 * 나는 왜 끝내 겨울 눈밭에 허벅지 빠뜨리고 돌아가지 못하는 한 그루 포플러로 떨고 서 있는지 겨울 포플러 / 홍윤숙 * 사랑과 사랑 아닌 것을 눈물과 눈물 아닌 것을 절망과 절망 아닌 것을 거느리고 새벽길을 걷는다 새벽 산책 / 신달자 * 내 안의 반은 기다리고 다른 반은 늘 달려갔었지 다만 어느 쪽도 얻은 것이라곤 없다 뜨거운 눈발 / 김남조 * 늘 불렀던 이름으로 부르지 말 것 / 친애하지 말 것 새 주소 / 문정희 * 신이 한가지만을 주신다 하면 나는 역시 한 남자를 갖겠다 범부의 노래 3 / 김남조 * 한 생애 잠시 타오르던 불꽃은 쓰러지고 주소도 모른 채 떠날 채비를 하듯 조용히 옷을 벗는 해안선을 보았네/ 잊는다는 일 하나만 보석으로 닦고 있다 바다 앞에서 / 문정희 * 바람이여 옷섶에 숨어 대신 울어 준 고달픔 멎어라 내 몸 일으켜 기어이 맞을 신비한 기쁨 오늘은 당도하리니 바람에게 / 신달자 * 내 푸르른 닢 아프게 다 지우고 떠나갔다 겨울 나무 / 신달자 * 진실로 아름다운 것은 언제나 죄 곁에 있는 것 같은 내 믿음 철없고 아직은 피 더운 나인가요 차를 마시며 / 유안진 * 반은 하늘의 뜻이고 반의반은 저의 탓이고 그 나머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라 사락 눈 ./ 김명리 * 서로가 사랑했고 서로가 배반했다/ 비로서 들리는 가슴 안 강물소리/ 강가에는 함께 서도 이별 할 수밖에 없다 강물 소리 / 유안진 * 오 친구여 오랫동안 어둠으로 무거운 친구여 내가 오늘 내 어둠 속으로 순순히 돌아와 보니 우리들 어둠은 사랑이 되는구나 우리들 어둠은 구원이 되는구나 공평하여라 어둠의 진리 서울 사랑 / 고정해 * 계단은 올라가는 것이거나 내려가는 것이지만 어느 쪽으로 가야만 피난이 되는지 알 수 없을 때 피난 계단 / 김승희 * 기막힌 사랑이란 기막힌 죽음에서만 태어나는가 겨울연가 / 유안진 * 가려 주고 숨겨 주던 이 살을 태우면 / 그 이름만 남을 거야 온몸에 옹이 맺힌 그대의 이름만 사리 / 유안진 * 오늘 내 영혼을 당신에게 연다 마지막인 허락은 이래야만 함인 줄 알았기에 오늘 / 김남조 * 살아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요만큼의 외로움이야 그냥 저냥 그런 대로 참아 내고 있는 것임을 쓰지 않는 일기에서 29 / 안혜초 * 그대와 나는 내리내리 사랑하는 일만 남겨 두어야 합니다 그대 / 정두리 * 찾아간 슬픔은 나를 기다리지 않고 앞서 떠나고 / 비로소 혼자 남은 녹지 않은 나의 슬픔 슬픔 / 김윤희 * 그대 생각을 했건만 매운 해풍에 그 진실 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겨울 바다 / 김남조 * 어떤 욕망의 얼굴 가린 핏방울이 처음 우리를 만나게 했었든 간에 지금 너는 내 몸을 이루는 질퍽한 조직체 난로 가에서 / 백미혜 * 그 사내는 왜 자꾸 떠나려 하는지 어디에고 뿌리 내리지 못하는지 떠나는 연습만으로 끝나는 그 사내를 볼 때마다/ 북풍의 언덕을 쳐다보면 오히려 내가 떠나고 싶다 떠나는 연습 2 / 구순희 * 응시의 눈물 한 방울 속엔 혁명이 없었을까 새벽 이슬 한 방울 속에 우주가 휘어지듯 나는 그런 눈물로서 지나간 나를 학인 하고 싶다 80년대 / 김승희 * 나는 반만 창을 열고 내다보리라 창 뒤에 숨어서 내다보리라 저 먼 타관의 가을 한때를 북촌 정거장에서 / 홍윤숙 * 내 불행의 원인중 15는 신의 잘못이고 그 나머지 14%는 타인의 잘못이고 그 나머지 13%는 원인 모를 까닭이고 그 나머지 73%는 내가 불러들인 것이다 내 생각에 / 김용호 * 내 행복의 11%는 신의 성은이고 그 나머지 10%는 타인의 관심과 배려이고 그 나머지 16%는 원인 모를 행복이고 그 나머지 63%는 나의 욕구와 신념으로부터 얻어진다고 여겨진다 내 생각에 / 김용호 * 우리는 누구입니까 빈 언덕의 자운영 꽃 혼자 힘으로 일어 설 수 없는 반짝이는 조약돌 이름을 얻지 못한 구석진 마음을 투명한 시냇물 일제히 흰 띠를 두르고 다가오는 첫눈입니다 그대 / 정두리 * 청춘은 우리 뒤에 조금씩 망설이며 멀어져 갔고 인생은 차츰 차단한 광석으로 굳어져 갔다 바다의 기억 / 홍윤숙 * 진실로 무엇을 더 바라리 마지막 시절에 꿈같은 처음으로 사람 하나의 그 항구에 나도 왔음을 가을에 / 김남조 * 하나의 슬픔과 헤어져서 또 하나의 슬픔을 만나기 위하여 길 떠나가네 슬픔 / 김윤희 * 너의 생명이 무엇이면 어떠리 너의 고향이 아무 데면 뭐하나 죽어야 할 만치 슬픔이 있다는 점으로 넌 무작정 내 마음을 끈다 무제 / 김남조 * 너 흘러 세상의 꼭대기 닿거든 구만리 폭포수로 희게 돌아 오거라 서울을 위한 향두가 / 고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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